두 개의 달
- 두 개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믐이 다가오면
치악산 비로봉 동쪽 밤하늘에
섬강에 비춘 달이 떨어져
두 개의 달이 떠내려 온다
바람 숲이 일어나지 않던
옥산 강에 드리운 달빛이 드리 치지 않는 날
일찌감치 수심에 잠겨버린
섬강에 떠내려온 두 갈래의 강줄기에
두 마음을 훔쳐 떠내려 간다
여울살에 떠밀리고
협곡과 바위의 순연에
타협도 이루지 못한 채
오직 내려가는 길만 있을 뿐
다시 오르지 못할 운명이 되어간다
나의 달은
오랜 물살에 이리저리 깎이어
어느새 내 마음도
밤하늘에 떨어진 저 달처럼
그렇게라도 둥근달이 둥근 마음을
만들어 가는 줄 알았지
그래도 서운치 않은가 보다
서로가 필요로 할 때 떠오르고
떠내려 갔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두 개의 달은
서로 연민의 달이 되어간다
보름달 일 때 나타나지 않던 달이
스스로 밝은 빛을 내주던 날에
그믐달에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올 것을 예감하며 기다리기에
아마도 저 두 개의 마음을 지닌 달이 뜨면
동쪽의 마음도
서쪽의 마음도
저 유유히 흐르는
강물 따라 달빛에 떠나는
한 길의 마음이 되어가더라
2022.10.1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