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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8. 2022

태양 위를 걷는 사람들

-  달을 캐러 떠난 사람들

태양 위를 걷는 사람들

-  달을 캐러 떠난 사람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 저문 길을 따라가다

문득 오솔길로 접어들었을 때

나는 보았네

이 길이 예전에 어렴풋이 떠나왔었던

길이었다는 것을


그날에 도착했을 때

태양이 영원히 지지 않을 줄 아는

어린 동심의 꿈이

그곳에 묻혀있었다


다시 그 길로 접어들었을 때

아련한 기억 저편에 떠오를

마음 하나 품어버리고


옛 추억에 잠겨있을 마음에 

빗장의 열쇠는

이별에 대한 

그리움의 단초가 되어가고


걸어온 길의 갈림길에

서성이고 헤맬 때

비로소 슬픈 아픔에 고름  짜내듯

나의 무덤을 되찾을 수 없는 

마음의 미로가 되어갔다


어느새 석양이 지는 자리엔

서쪽하늘에 시나브로 떠오른

빛나는 별들에게

떠오를 달을 위로하듯 반짝임에

태양을 용서하기로 한다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면

그렇게 밤하늘을 수놓던 

그리 많았던 수없이 많은 별들의 향연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갔을까?


지나온 모든 것들이 허망되구나

잡힐 듯이 말듯이 하는

시집살이 인생이여


한 순간에 떠가는 마음은

구름 뒤에 숨어버린 

낙향의 신세가 되어 허공을 가로지르는

날아가는 새들의 떼창 소리에

또다시 위로의 전문을 받는다


그대여

영원히 붙잡을  것 같이

스치듯 지나는 사랑과 이별은

과 바람과 같은  존재이더라


우리가 사랑했을 때 이별은

물이 되어 흩어졌다  

다시 모이지만


우리가 이별을 했을 때 만남은

다시 바람이 불어와 물살을  

둘로 나누듯


어느 인연의 바람은

심술궂은 바람의 장난이었다고

다시 말해주며 떠나가련다


다시 만나는 꿈같은 시절이여

잠시 그곳에 머문 자리가  

진자리 되어가더라도

너무 애석하다 하지를 말아라


훗날 나의 이정표의 마침표는

오늘의 태양이 떠오를 때

태양의 그림자 뒤에 숨어서 따라오는

내일의 달을 기억하지 않기로 했다


2022.11.8 개기월식/천왕성 엄폐 시작의 '200년 만의 우주쇼'에 달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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