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예의 울음산
산정호수 가는길에
- 궁예의 울음산
시. 갈대의 철학
병풍에 둘러싸인
오랜 네 모습을 찾을세라
내 갈 길을 잊었더구나
이곳을 지날 때면
이곳을 떠나오게 되어
망봉산에서 시름을 내려다 보고
이곳을 기다리면
이곳을 머물 수 밖에 없게 되어
망우봉에서 기다리는 님 소식 전해올까
떠나간 님 기다릴까 염려되더이다
밤샘 추위와 맞서 싸우며
얼어붙은 별들이 떨어져
호수에 내려앉아 수를 놓은 자리에는
아침 찬이슬 내려앉아 녹아내린 자리에
산정호수 위에 하얗게 피어 오른
안개가 꽃이 되어 서리되었네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매는 마음이
고스란히 호수 위에 드리워 지나
여기가 하늘아래 더 내비친 밤하늘인지
저기가 더 내려 앉은 호수위 밤이슬인지
산정호수
그 작은 잎새의 여울에 드리워진 마음이
그대의 여린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작은 파동이 일깨워주는 작은 잎새 떨구는
마지막 떨어진 낙엽의 파동 된 마음이
명성산을 뒤로한 궁예의 울음 보다 더 컸을까
산정호수에 퍼져가는 물결에
서서히 물안개 걷히듯
그대 잠시 머무는
이 깊은 산골의 산정호수 자락에서
그리움이 다시 찾아올까
마지막 잎새는
호수위에 소리없는 눈물
뫼 울음만이 공허의 적막감을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