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엔 능이백숙
- 행복은 언제나 늘 그 자리에
추운 날엔 능이백숙
- 행복은 언제나 늘 그 자리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화덕에 불 피워라
우물가에 얼음을 깨고
두레박을 던져 올려
댕기머리 고깔 적삼저고리에
똬리 꼬리 입에 물고
물동이에 물을 기르는 아낙네여
가마솥에 물을 부어주소
어이 저기 남정네야
장작을 패시게나
이 장작을 어서 패어
우리 엄니 아버님 저녁 식사 드시게
한겨울 따뜻한 방에
군불 넣어 화덕에 불 쑤시게 넣어
우리 귀여운 손주 달짝지근
군고구마 구워주게
화덕에 불지 펴라
아이야 땔감은 노년에 있으니
재너머 하얀 머리숱에
덥수룩하게 수염이 기다랗게
뙤리를 튼 한 노인네를 모셔오너라
그분의 힘은
아직도 노새를 끌 여력이 남은
백수 노병의 일기를 기억하니
아이야 이제는
땔감은 그만 거두어 두시게나
화룡점정에 불 타오르네
타오른다. 타오르네
그대의 사랑은
불타오른 화덕에
마지막에 이글 지글 끓어오르는
그대의 마음을 투척하는 것이라네
2023.1.28 시골에서 능이백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