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계사
- 백운산 시루봉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구름 속 헤매다
떠돌아 가는 나의 인생
구름 속 거닐다
맴돌아 가는 나의 인생
구름 속 머물다
휘감아 돌고 돌아오다
지쳐 쓰러진 나의 인생
구름도 건너가지 못한
이곳을 쉬어가는 곳에
나의 인생은
구름의 일생이 되어버렸네
저 멀리
백운산 한 자락에 피어난
열반의 꽃 한 송이
이곳에 다다르니
치악산 비로봉인가 싶어
바람 불어와 이곳에 당도하니
운무 걷히고
사바세계의 해탈문이 열리고
홀로 우뚝 선 바위에
옛 어머니의 손길이 묻어난
밤새 피어오른 수증기는
시루에 익어가는 사랑 소리가
님의 발자국 소리 인가 하여
일주문을 나서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에
시루봉 위에 달빛만이
고요함을 비추고 마네
2023.5.14 백운산 운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