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May 16. 2023

갈대의 생애

- 사랑의 이중주

갈대의 생애

- 사랑의 이중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한 떨기 꽃이 떨어지고

마지막 생애 피어나는 것이

다음을 위한 꽃의 약속이라면


꽃이 떨어지지 않기 위한

바람과의 처절한 몸짓은

열매를 맺기 위해 다시 태어나고

피어나야만 하는

꽃의 기다림을 말한다


그래도 나는

열매가 맺기 전에

바람에게 날려 떨어진 꽃잎을 보고

슬퍼하지 않을 거다


사랑의 그리움이

마지막 사랑을 불태우기 위한

떠오를 태양을 더 이상 미워하지도

그리워하지 않을 테고


마음이

생의 마지막 사랑을 위한

다음을 위해 피어날 사랑이라면


나는 떠남을 대신하여

내 시린 옆구리를  토닥거리는

너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꺼이 기다릴 준비를 해야 한다


가슴 깊이 파고들

고름이 차서 아파하는

종기의 부종과 같은 마음을

너의 지난

인내와 겨를 처지도 못되


어찌하여

견뎌내 이겨내는 것이

사랑의 이중주를 부를 수 있는

그대와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우정의 마음에서 

믿음이 싹트기 시작하는 


이것이 바로

너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에 꽃으로 태어날 준비를 위한

갈대의 생애가 되어간다


산딸나무

2023.5.16 산책길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은 리듬을 타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