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마중

- 가을 나들이

by 갈대의 철학

가을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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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산 모퉁이 굽이길 돌아서

옛 기억의 저편에 머무는

산사의 풍경소리에

익히 들려오는 독경 소리에

잠자는 산야를 깨우는

어느 한 늙은 노승의 눈빛을

기억해야 한다


치악산 비로봉 한 자락에

불어오는 계곡에 피어오른

햇살이 비추니


이곳의 이곳저곳을

찾아 헤맨

태조의 내공에 숨어 지낸

운곡의 먼발치서 사무친

님의 행렬에 부를 일편 단심가는

들리지 않는구나


영원사 폭포에 떨어져

바위에 튀어 오른 물방울에 맺힌

세속을 떠나온 자의 눈망울이

지난 마음의 물길질에

영원사 폭포가 춤을 춘다


쇠살모사
벌개미취
물봉선화
쇠살모사

2023.9.10 치악산 영원사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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