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암사霧巖寺 가는길(제천 청풍명월淸風明月)
제천 작성산鵲城山 동산東山 가는 길에서
-무암사霧巖寺 가는길(제천 청풍명월淸風明月)
- 제천 청풍명월淸風明月(무암사霧巖寺 가는 길에서)
시. 갈대의 철학
금성錦城 가는 길은
청풍호반淸風湖畔 길 따라나서고
춘삼월 꽃피고 새 지저귐 소리에
길가 양쪽 30리 벚꽃길 함께하다 보면
유수한 100년 역사따라
가는 이곳이 바로 청풍명월이로세
아직도 봄에 살가운 마음 앞에
길가 양쪽에 벚꽃들이
3.1절을 상기하게 만드니
짙어가듯 옅어가는
이 마지막 겨울 앞에
그 긴 겨울을 더욱더
표독스럽게 만든다
무암 계곡길 따라 올라온
이 길을 올라서면
신라 천년 사찰의 고도는 온데간데없지만
그 고운 새색시 시집올 때 연지곤지 발라대는
단청의 옷 대신
무암사霧巖寺의 망와望瓦와 암봉만이
이곳이 예전에 무암임을
안갯속에 묻혀 잊혀 사라지게 하는구나
(청산별곡靑山別曲)
작은 소나무 한 그루
오랜 세월을 앞에 두고 우뚝 서 있다
쇠뿔바위
낙타바위
병풍바위
배바위
장군바위
그리고
남근석 바위
사이사이 스며든 뿌리가
그 속에 물줄기의 협곡을 이루고
서로가 의지한 채 보이지만
오랜 세월과 바위의 인연을 사이에 두고
맺었다 끊었다를 반복하였구나
그것이 그들이 이제껏 유수한 세월 앞에
버티며 이기며 지내온 연유이기도 하니
자기 몸을 기대운 채 희생하여
세월 속에 묻혀
인간사 세속을 떠날 때처럼
한 줌의 재로 남으려나
예전의 그 기억 속으로 잊혀간다
꽃은 활짝 필 때 모습보다
꽃몽우리 필 때가 더 아름다운 것이
이것이 그들만의 전성기일 때이며
그렇게 찬란했던 문화 융성도
한 순간에 저 청풍호에 피어나는
물안개 꽃처럼 한 빛에 의지한 채
한때의 빛으로 사라진다네
(달맞이와 달타령)
동무야
청풍호에 달 뜨거든
달맞이하러 나가보세
제비봉─峰에 달 떠오르면
제비에게 편지 고이 접어
떠나간 님 소식 전해달라 부탁하고
동무야
청풍명월에 달 걸리거든
달 따려 가세
달타령 부르자꾸나
까치 성산에 까치 울어 달라하여
사랑하는 님 소식
간절히 전해달라 하고
그리운 님 월악 영봉에 달 뜨면은
님 소식 멀리 멀리까지 들려달라 하세
달아 달아
꼭꼭 숨은 달아
청풍호에 달 빠지면
장회 나루터에 배를 빌려
구담봉龜潭峰에 비친 거북이에게 건져달라 함세
달아 달아
어디 어디 숨었니
옥순봉玉筍峰을 바라보며
너의 마음 달래 가는 것이
유일한 천지 낙으로 위로를 삼아왔지만
그믐달에 너의 모습 술래잡기하여도
너의 마음이 하얀 옥순의 대쪽에
비할 데는 못되는구나
장군봉將軍峰의 낙락장송落落長松아
세월을 그리 오래 달고 살아도
그렇게 우뚝 솟은 사연이 무엇이더냐
무암골에 달 걸리거든
음력 사월초파일에
무암사 암봉에 올라
남근석을 그리워하는 것인지
우리 고운님 낙타봉에 걸린 달아
그 달 따다
내님 얼굴 지지 않게
청풍호에 숨겨
달이 피고 달이지니
달이 몰락하면 내 마음도 지고 만다네
동산에 해 뜨거든
그리운 님 마중할까
작성산에 달 지거든
떠나간 님 달래 볼까
청풍명월의 사랑가도
바위도
사람도
흐르는 물줄기도
저마다 살아가기 위해
제살을 깎는 고통을 참고 인내하는 것이
비단
제 곡조를 아무리 구슬프게 청산별곡이야 한들
무암사의 안개에 묻혀
곧 사라지고 만다네
20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