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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

- 바람골

by 갈대의 철학

바람 불어 좋은 날

- 바람골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람 불어와

저 산 너머 아련히 들려오는

님의 목소리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들려오는 곳


바람골 정상 도착할 때

불어오는 소리

님 부르는 휘파람 소리


한참을 고갯마루 쉼터

저 멀리 떠가는 구름 한 조각에

높은 나무에 걸린 채 머물러

나의 우산이 되어주고 벗하니


어느덧 오른 땀에

젖어버린 것은

비단,

옷만이 아닌 마음도 아니었기에


살아생전 얼마나 이렇게

땀을 흘러야만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사랑했어야 하는 이유가

되어갔을까


청설모가 떨어뜨린

도토리나무 잎새에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미 너에 대한 나의 가을은

떨어진 도토리 수만큼

저만치

너에게로 걸어가고 있었네


노란 망태버섯
자연산 영지버섯
연리지

2024.8.11 치악산 둘레길 9코스 자작나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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