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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책

- 살다 보면

by 갈대의 철학

가을산책

- 살다 보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외딴길 오솔길


굽이돌아가는 이 길에



모퉁이 돌아


내 몸도 돌아



오르막 길에


나의 두 개 다리도 따라


제 발길 따라 오르고



산 정상에 다다를 즈음


깔딱 고개 넘나드는 마루 쉼터에


드디어 한숨 내쉬며


숨 고르기에


오를 채비를 하니



그제야


너와 나 몸과 마음은 하나 되어


이곳에 오르는 까닭을


깨우치려 하려는 것을



이곳에 도착하여


먼 곳을 바라보니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으리라



하늘에 손바닥을 가리니


태양이 숨어버리고



산에 올라


아래를 내다보며


손을 가리지 않으니



세상이 모두 내 것이니


어찌 이 보다 더할 마음이


이 세상에 또 있으랴

2024.9.29 연대 둘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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