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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도 쉬어가는 계절에

- 우산 없이 가을비에 젖어드는 마음

by 갈대의 철학

낙엽도 쉬어가는 계절에

- 우산 없이 가을비에 젖어드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낙엽도

때가 되어 땅에 묻혀

거름이 되기 전에

벤치에 떨어져

쉬어가고 싶다는구나


기을비에 애처로이 떠나온

떨어진 낙엽이

가을벤치에 누워있다


너의 빈자리

우산 없이 떨어지는

그 벤치 위 낙엽을

너는 받쳐줄 우산 없이

가을비에 젖어드는 마음하나를

떨구었네


너에게로 살포시 다가가

우산을 씌워주며

너의 마지막 갈길에

영혼을 달래주고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 오면

네 없는 빈자리에

나는 다가올 하얀 눈을 기다리며

너를 덮여줄 낙엽을 대신하여

수북이 쌓인 눈을 기다리며

너의 애틋한 사랑을 담아보는다

2024.1019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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