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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잃어버린 꽃

- 오월의 추억

by 갈대의 철학

계절을 잃어버린 꽃

- 오월의 추억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5월 그날이 오면

의당 피어나는

꽃들의 여왕인 꽃이 피고 지는

그 계절이 지나왔건만


어찌 너는

겨울의 길목에서

청순함에 가련함을

지키려 하였는지


무얼 그토록 너를

기다림의 자태를 뽐내며


여태껏

어린 목동 소 몰이 하듯

몰아가고 몰고 오며

지켜가야만 했었는지를


아니

지켜왔어야 하는

서리에

찬바람에 떨어져 버린

양 날개도 돋지 못한 채


꼭 지켜야만 하고

피어났어야 했던 이유가

있었는지를

너에게 되묻고 싶다


이 가을날 낙엽들에

비정함이 비수 되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과연 너에게

이로운 것이었는지를


작금의 계절은 이미

네 것이 아니다


설령

님을 기다리는

마지막 한 소절이


너의 일편단심의

삼고초려를 위한

장미의 배려일지라도


너의 진정한 마음의 꽃이

다가올 한 겨울에

설화로 다시 피어난다면


나는 너의 아름다움을

지극히 정성이 다했었다고

진정 말할 수 있다고

하겠네

2025.11.3 잊혀진 계절에 피어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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