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마음
달(月)과 해(日)의 마음
- 같은 마음
시. 갈대의 철학[蒹葭]
달이 지는 언덕 위에
나와 그대
어깨에 나란히 기대 운 채
말없이 앉아 한 곳을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달에게
달에게 물었다
달아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이 무엇이고
살아가는 이유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달이 회답回答해 주었지
난
이 세상에서 달이질 때 가장 슬프고
그러나
누구를 위해 살아가지 않고
그렇다고 희생과 헌신도 하지 않아
단지
사랑하는 이에게
가는 이 길이 무엇이냐고 다시 물으면
더 이상 헤매지 못하도록
더 밝게 비춰주려는 것뿐이라고 말하고 싶어
그런데
한 달에 딱 두 번은
내가 그 자리에 없을 수 있어
그러나 염려할 필요는 없어
한 달에 딱 두 번은
너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더욱더 큰 웃음으로 기다릴 테니까
달이 언덕 위에 떠올랐을 때 마음이
석양의 지는 마음이라면
달이 언덕 위에 졌을 때 마음이
태양의 떠오르는 마음이라면
달이 언덕 위에 숨었을 때 마음은
누구의 마음일까
해가 뜨는 언덕 위에
그대와 나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나란히 앉아
말없이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떠오르는 해에게
해에게 물었다
해야
네가 이 세상에 가장 기쁜 것이 무엇이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해가 회답回答해 주었지
난
네가 지는 달을 보며
슬픔을 아파하지 않고
달이 지면 해가 떠올라
해가지면 달이 차 올라
이 세상에 네가 존재하니
내가 있는 이유라고 말하고 싶어
그래서
난
누구를 위해 살아가지도 않지만
누구를 위해서 기다리지도 않으니
나의 존재는 영원히 없는 거야
다만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오는 이 길에
언제 떠나왔었냐고 물으면
오래전
너를 품었던 마음을 두고
더 이상 갈팡질팡 얽매지 못하게
저 뜨거움의 태양에 토해낼 수 있는
용기와 마음을 줄 뿐이라고 전해주고 싶어
그런데
난
흐리거나
구름이 있으면
언제나 그 자리에 없을 수도 있어
그러나 염려할 필요는 없어
1년 열두 달 365일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이
늘 네 곁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지
너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더 큰 희망으로 다가갈 테니까
해가 언덕 위에 떠올랐을 때 마음이
달이 지는 마음이라면
해가 언덕 위에 졌을 때 마음이
달의 떠오르는 마음이라면
해가 언덕 위에 실루엣처럼 남았을 때 마음은
누구의 마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