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뫼 그 끝나지 않은 두 번째 숨은 이야기(4)
- 살뫼 그 끝나지 않은 두 번째 숨은 이야기(4)
詩. 갈대의 철학
천 가지의 얼굴과
천 가지의 마음을 지닌 그대
봉래산이 만물상의 다채롭고 이채로운
중생들의 얼굴이라면
설봉산에 천불동은 여래 된 붓다의 마음이라
풍악산의 일만 이천봉이
그 높은 봉우리를 자랑타 하지만은
천불동의 온화한 그대 미소 앞에는 만물상도
한낱 구름과 같더구나
잠시 그대 마음이 요괴스럽다 못해
요사스러운 것일까
나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여심이 일었다
우여곡절도 아니다마는
협곡을 돌아설 때의 네 모습은
흡사 아수라를 연상케 하며
그 속에서 중생들의 아귀다툼의 한 자락을 엿본다
그 속에서 속세의 누와 때를 벗지 아니하면
영원히 반야의 경지에 해탈을 할 수 없는 것처럼
협곡 지날 때마다 비치는 너의 또 다른 모습에 경이와 찬탄을 아낄 수가 없네
가는 길 멀다 하고 제쳐 놓고
천 개의 연등 속에 피어난 계곡길 사이사이
수수만년 인고의 세월 탓에 깊게 팬 그대의 눈언저리 피어난 눈 꽃과 같다
천 개의 웃음과
천 가지의 모습에
천년 된 사랑 그 사랑을 위해서
그 긴 세월의 노래를 불러주는 이 없고
찾아주는 이
반겨주는 이 없는 이곳이
어느새 너와 나의 교감의 쉼터가 되었다
깎아지를 듯이 높은 기암괴석과
한치의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는
너의 기개와 자존심은
이곳을 유수한 역사 속에 함께 지탱해
온 거울의 산물이로다
누구나 손길 한번 없이 손때 없이 지켜온 마음이
속세를 떠나 그곳을 지나는 이는
경건하며 자연의 잠든 영혼의 신들을 깨우지 않게 해야 한다
2016년 6월 9일~10일 1박 2일 설악산 종주길에서
- 한계령-대청-중청-소청-공룡능선 신선대~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