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뫼 그 끝나지 않은 두 번째 숨은 여정길(3)
- 살뫼 그 끝나지 않은 두 번째 숨은 여정길(3)
詩. 갈대의 철학
새벽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은
떠남을 염두에 두고
갈 수 없는 그 길을 열어두기 위함이다
어렵사리 도착한 이곳이
같은 시골인데도 너를 찾아가는 이 길이
멀기도 험난하다
첫 버스에 양양 도착하니
나를 반기는 것이 저 멀리 바라보이는
은빛 푸른 물결의 바다가 출렁져 보이고
도착할 즈음에 양양대교 건너기 전 바라보이는 대청이
그 한없는 위엄 속을 자랑하며 우뚝 위상을 돋아낸다
양양에 도착하여 한계령 버스를 타고
구비구비 한 많은 령을 넘어갈 때
고갯길마다 무수한 사연이 왜 그리도 많은 게야
구름도 머물다 쉬어가는 한계령아
애당초 네 목적이 너의 용도가 어떠한 이유에서 그렇게 구부러졌는지를
아리랑 역사만큼 기구한 사연들을 싣고 넘는지 모르겠다만
한 가지는 령을 넘을 때마다
네 곁에서 바다와 뫼를 사이에 두고
그 속에서 자아내는 풍광은 인내를 하지 않고서는 바라볼 수가 없더구나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숨어있기에
더 한없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없는 이유가 있어
네게서 눈을 뗄 수가 없더구나
오르는 내내 너에게 심취해 있어
갈 길을 잃어버릴까 염려되고
가더라도 네 마음을 두고 떠나왔다는 현실감이 앞을 가로 서네
한계령 삼거리 사이를 경계에 두고
발길은 예전에 그 발길이요
가고 싶은 것은 다른 발길이 더이다
한참을 구름 위 하늘을 바라보며
훗날을 기약하며 미련을 남겨두었지만
아쉬움은 그리움으로 남는다지
초저녁 어둠은 밀려오고
대청에서 바라보는 내 마음이 서산에 해 질 녘을 아쉬워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더냐
떠오르는 붉은 기운을 떨어지는 그리운 마음을 담았을까
네 역시 일출과 못지않은 마음을 지녀지는 맘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벽의 여운처럼 그리 길지 않은 석양이 아쉬워 노을만이 초저녁을 갈망하는구나
대청봉의 청송아
네 이름을 이렇게 불러본즉은
내게서 향한 너의 변치 않는 곧은 마음과
드 넓고 높은 기개로 무장되어 있는 너를 바라보면
세상이 아무리 무상타하여도
너만은 변하지 않는 기상과 기운을 지녔기 때문이다
채 일 년 전에 수평선 저 끝에서 떠올랐던 마음이
이제는 바다 위를 에워 싸여
바다 위 구름 운해 속에서도 떠오를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 주기 위함인지
애써 이리저리 갈피 못 잡는 우리의 방황을 잠재우기 위함인지
너의 태연한 모습은 언제나 변함 무쌍하구나
언제 다시와도 너의 신비스러움에 발목 잡혀
옭아맨 사슬처럼 네 곁에서 도망칠 수가 없는 것이
저 멀리 손 끝으로 나와 있는 너의 작은 본심 됨을
늘 그리운 어머니 품속 마냥 품기 위함이었다
나의 모험심이 너에 대한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였고
그 따뜻함과 그리움과 자상함의 배려로
한층 더 인내의 시간을 배우기에 늘 하이에나처럼
굶주려 왔다.
더 이상 가야 할 길과
더 이상 가지 말아야 할길 과
더 이상 끝이 없는 길이 나있을 때
더 이상 길 없는 길이 있을 때까지
영원히 너와 함께할 거다.
2016년 6월 9일~10일 1박 2일 설악산 종주길에서
- 한계령-대청-중청-소청-공룡능선 신선대~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