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 내님의 소식

by 갈대의 철학

[2017.12.18 떠나는 길목에서]


바람의 흔적

- 내님의 소식


갈대의 철학[蒹葭]


바람의 소식을 전하려

하늘에 날아가는 새들에게도 물어보아

내 마음을 앗아간 내님의 소식을 물어보다

하늘에 이정표 없이 한가로이 떠도는

한 점 구름이 그냥 스쳐 지나갔어


한쪽은 흰구름이었다가

한쪽은 먹구름이었다가

바람이 멈추면 구름도 따라 멈추었고

그걸보고 나는

왜 나를 따라오고

똑같이 하냐고 물어보려고 했었지


바람이 서서히 불어와

내 마음을 적시기도 전에 구름이 먼저 알아채었는지

구름에게 어딜 가냐고 물어보려고 하였지만

애써 태연히 곁에 있어주기만을 기원했었는지도 몰라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쁠 때는 내리지 말라던 비가 내리고

슬플 때에는 햇살을 보여달라고

소원을 빌고 간청하여 보아도

네 마음도 보여주지 않았던


그날에 바람의 흔적은

그저 그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머물다 갔었으면 하길 바랬었는지도 몰라


내가 잠든 사이

고요히 소리 없이 내리는 눈처럼


바람이 일어났어

여느 바람보다도 세 찼던 그날

차갑게 내몰리고 쫓겨난 그대 마음 앞에서

우연히 지나던 한 자락 잎새 없는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보았지


그것이 아득히 멀리서 바라보는 마음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

마치 앙상한 지나온 네 그림자의 손흔듬 이었던 거야


바람은 그날을 기억하고

지나면 잊히기를 원했었지만

아마도 그건 늘 그래 왔듯이

나의 삶이 전부가 다하는

항상 제 자리에 있어주기를

두 손 간절히 빌어 기도드리기를 원했었는지도 몰라


[2017.12.16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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