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바람 불어오기 까지
- 갈바람 불어오기 까지
詩. 갈대의 철학
가을을 기다리기까지
아직도 나의 여름이 짙게 더 드리우는 것은
못다 핀 열꽃이 무르익지 않아서입니다
여름이 지나가기까지
아직도 가을 채비를 서두르지 못하는 것은
그렇다고 지나는 여름날을 보채지도 아니한 것은
그 해 더운 여름 나기가 애써 다 자라지 못한
한 떨기 수국 화가 미덥고 그리워서인지도 모릅니다
여린 마음을 지키기에 부족하여
아직도 나의 가을은 막바지 울 어제치는
매미의 울음만이 이 여름을 달래 가며
가을을 기다리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다가오는 가을을 기다리기까지
아직도 만 열의 열반에 갈길은 멀다 하는 것은
지나는 여름이 너무 뜨거워서라기 보다는
그 여름날의 익숙함에서 묻어나고 배어나는
다가오는 가을에 무디 어질 봐 염려되어서 그럽니다
여름은 곧 갈바람에 날아갈 것입니다
오늘이 처서라
지나는 여름이 조금 더 뜨거웠으면
에너지 충전이 되어
다가오는 가을을 기다리기까지
마음의 여유를 부러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 구름 형상이 바뀌었구나
아 바람의 방향도 바뀌었네
다가오는 가을은 여름날 충전된 마음을 가다듬고서
다시 한번 찾아오는 가을을 애써 외면하지 않으렵니다.
가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을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