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렁다리
소금산
- 출렁다리
시. 갈대의 철학[蒹葭]
소금산 들머리 들어섰을 때
나는 익히 알았네
옛 성인의 정취는
어딜 가고 없지만
그해
그대 떠나온 이 자리에
피어난 물안개도
그대 묻어난 향수와 자취도
돌아서 찾아볼 길 없고
온데간데없이 외면 하였지만
그곳이 늘 외롭지가 않았다는 걸
뒤돌아서서 바라볼 때는
소금산이었다가 타인이 되었 듯이
멀리서 바라볼 때는
작은 금강산이었다가 연인으로 다가 온듯한
잠시 네 곁에 머물다 싶으니
출렁다리의 일렁져 건너는 마음 앞이
너에 대한 그리운 맘이었다는 것을
네 곁에 머물다 싶으면
작아지는 것들
너에 향한 마음들이 출렁다리처럼
다가갔다 멀어지고
네 마음이 변할 때 나의 마음도
출렁다리처럼 흔들리며 다가왔지
관동별곡 불러 본 지가 언제였던가
그대만이 홀로 남아
이곳을 서성이고 있는 이유를
떠나온 빈자리의 몫을
지난해 묻어두었던
섬강에 떠내려간
여울살에 걸려 얼어붙은
벽화 된 꽃잎처럼
사랑 찾아 떠나와도
그곳엔 이미
그대 머물 곳이 아니었다네
그해
세차게 눈보라에 헤매 었던 겨울
그대 떠난 빈자리엔
지난 세월에 묻어난
오랜 퇴색된 모래 백사장 위를
어느새 새하얗게 흰 눈이 소복이 쌓여 내려 앉았네
[2018.1.14 원주 간현 소금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