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는 것에는 아픔 됨 기억도 없더라
초원(草原)- 소백산 종주길에서
- 떠나는 것에는 아픔 됨 기억도 없더라
시. 갈대의 철학(蒹葭)
네게 있어 내가 있어,
너는 지금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거야
내게 떠나버린 그 뒤안길에선
어김없이 오늘도 화사한 햇살 비추는
벤자민 향기를 맡으며 물을 주고 있다
네 눈길 보여주지도 않으면서도
이미 난 피할 수 없는 바람따라 흘러간
구름 속의 네 마음을 읽었다
구름 떠나간다며 너의 마음 감추지 마라
발길 멈추면, 구름도 멈추며, 내 마음은 떠나간다
가볍지 않다
또한 부럽지도 않으리
바람이 부는 곳을 따라
내 마음의 여정길도 따라 흐르니
너의 마음 따라 이 바람이 멈추는
그 언덕길을 다시 걷고 싶다
초원에 불어 달리는
끝없는 사랑은 지칠 줄 모르며
홀연히 왔다 사라지는 바람처럼
너의 바람은 곧 나의 이상이었지
너 없는 하늘 아래 구름이 쉬어간들
아니 쉬어 갈 곳이 없는 것처럼
흘러가는 구름은 오랜 세월 속에도 변함이 없으며
작은 계곡 사이사이로 흐르는
저 물길은 세월을 닮고 닳았네
산이 거기 있다 하여 가는 것도 아니요
한 사람을 위한 그 사랑도 아니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