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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9. 2018

사람이 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고  사노(윤회輪廻)

- 영월 법흥사 구봉대산(九峰大山) 가는 길에서(1)


사람이 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고  사노(윤회輪廻)

- 영월 법흥사 구봉대산(九峰大山) 가는 길에서(1)


                                                  시. 갈대의 철학[蒹葭]



사노라면 좋은 날이 돌아올 날도 있으리오

살다 보면 싫은 날이 잊히며 좋은 날도 있으리다


사람이 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고  사나

사람이 말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고 사노


때로는 손해도 보면서

때로는 듣기 거북한 말도 들으면서

때로는 원망도 들으면서 살아야지

어찌 좋은 것만 골라서 사노


갖고 싶은 게 많겠지만

이미 태어날 때부터 양손은 
빈손으로 가진 것 없이 태어났소이다


입고 싶은 것 또한 한없다 하겠지만

태어날 때부터 원래

실오라기 하나 걸친 게  없었소이다


먹고 싶은 것 마저도

태어날 때에

이미 탯줄이 모태였잖소


그러하니

나의 몸은 부모님의 것이오

그리고 마음도 원래 그대 것이 아니었잖

그래도 못 미더우면 그 흔하디 흔한

알랑한 자존심만은 남겨 달라고 하시오


어쩌면

하고 싶은 것 다하지 못해도

미련 따윈 두지는 마소

마음 만이라도

분에 넘치게 가져달라 하시오


사람이 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 살겠소

사람이 말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고 살겠소

참을  줄도 알고 인내심도 있어야지


위는 하나인데

소처럼
늘 반추하며 수도 없는 몸 

이것이 한번 사는 인생이 아니겠소

[2018.3.28 영월 법흥사 구봉대산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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