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찬

-코스모스

by 갈대의 철학

가을 예찬
-코스모스

詩. 갈대의 철학



다가오는 가을을 기다려 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아직 무르익지 않은 나의 마음이
아직 여물지 못한 너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말이야

영글지 않은 작물들에
다가선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겠지만

아직 익기도 전에 설익은
과실과 열매들에 앞서 미안한 것도
가을이 이미 벌써 내 맘속에
너의 느낌을 느끼고 싶어었는지 몰라

다가오지 않은 가을에
다가올 사랑을 실어 담아 보고 싶어

그 시간만큼은 다가오는 가을에
살짝 내 마음을 담아 볼까 해
흔들리는 바람에 내 마음 실어
내 곁으로 떠나는 것처럼 말이야

다가오는 가을에 살짝 내 마음을 심어 볼까
너의 마음 나의 마음 한마음이 되는
예전에 못다 이룬 가을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살짝 가을을 담가볼까 해
여름이 오기 전에
떠나보낼 사랑이 예견된 사랑을
기억의 저편에 묻어두고서

빨갛게 물들이고 수놓았던
예전에 지금처럼 말이지

여름을 조금 남겨둘까 해
뜨겁게 넘치는 사랑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름을 가둬둘까 봐
내 마음 열리는 가을을 빨리 오라고

아직 오지 않은 가을이 내겐
봄에 씨앗을 뿌려
소나기 여름을 수확하기에 벅차다

가을을 살짝 내밀어 볼까
너무 이른 마음에 네 마음의 여력이 충분하도록
기다려온 만큼 나의 가을을 외면하지 않을까

가을을 그려볼까
망초대 피고 지고
해바라기 활짝 펴고 기다릴 때까지
백일홍이 피고 지고 나면
나의 가을을 기다릴 수가 있을까



2016.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