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아날까 봐 멀리 날아갈까 봐.
호랑나비 한 마리
- 달아날까 봐 멀리 날아갈까 봐.
詩. 갈대의 철학
금대리 오 십리길
그곳에 가려면
새벽이 일찍 울기전에 떠나야 한다
그래야만 하루의 반을 사용할 수 있다
동이 트기 전도 아니요
무수히 수많은 별빛들이 나리는
잠이 어슴프레 들어
잠시 다른 세상 경계를 다녀오듯이
새벽을 일찍 노크하는 것은
잠든 신들의 영혼을 깨우는 거와 같다
그들의 노한을 품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충분히 자연과 교감을 불러와야 한다
매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사람을 어쩌다 만나고
시시 때때 찾아오는 즐비한 풍경들 속에
새벽을 일찍 나서는 이유는
구천에 떠도는 또 다른 영혼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 들과의 잠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늘 만났던 사람들과
늘 마주 대했던 사람들과
변하지 않는 그들보다
변하는 그들과 대화하고 싶고 공감하고 싶다
모두가 깨기 전에 새벽을 일찍 마중 나가
어슴프레 뜨는 실 눈 사이는 벌써
신들의 기도가 한창이다.
금대리 오 십리 길을 걷다 보면은
적악산 자락을 옆에 끼고
깊고 깊은 금대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만난다
맑고 청정한 강원도의 깊은 산골의 향수를 만날 수 있다
그곳을 지날 때면
모든 청정함에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며
그렇게 각박하게 살지 말라고 한다
이국적인 풍경들도 오고 가지만
그 속에서 열심히 살아 숨 쉬는
대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것이 더 좋다
가는 길목에 호랑나비 한 마리
그 모습에 일찌감치 멀리서 반해
날아올랐다 살포시 내려앉았다 꽃잎 속에 묻히고
앵글에 담기 위해 욕심을 내야만 하였을까
살짝 언덕길을 내려가야만 한다.
내려가는 도중에 어여쁜 나비가
달아날까 봐
날아갈까 봐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 딛지만
이리저리 풀숲을 헤아리는 맘 그대는 알까
멀리서 인기척을 들었는지 이내 날아간다
잠시 후 날아간 나비가 돌아오기만을 기대하며
앵글은 계속 꽃과 나비 그리고 하늘
또 하나 바람을 인내하면서 까지
바람이 가을바람이 불어와도
그 고운 자태의 꽃 속에 착지하는 모습은
봉학의 아름다운 날갯짓의 기상보다 아름다우며
백조의 날갯짓에 파동 치는 호수 위의 그림자보다
주위가 더 회사 하게 밝아지는구나
이 녀석
이제는 가까이 가든 안 가든 제 역할에 충실한다
어느새 네 모습에 반해 기다려왔지만
잠시 동안 앵글 속에 영상 몇 커트 담기보다는
내 마음속에 너의 흔들리지 않는 가냘픈 자태 보다는
그 속에 담겨있는 내면적인 모습에 더 반했구나
너의 촉수와 교감할 수는 없어도
너의 모습이 주변에 동화되어 아름다움을 만들어 간다는 게 내 마음 또한 네 날갯짓에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