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솥에 피어오른 사랑
감자
- 가마솥에 피어오른 사랑
시. 갈대의 철학[蒹葭]
가마솥 모락모락 김 피어오를 때면
구수한 감자 말씨가 묻어나고 생각나는
통통 튀는 그대가 있어 좋아라
가마솥 뚜껑 열어젖히면
그 속에 물안개처럼 피어오른
환하게 웃어 주던 그대가 있어 좋고
보드랗고 보송보송한 구름 솜털처럼
어리광을 피우는 우유 빛깔의
아기 냄새가 나는 그대가 있어 더 좋아라
오밀조밀 탱글탱글 감자를 닮은 그대
찐 감자 한 잎 베어 물었을 때 맛은
새침 떼는 그대 사랑을 닮았고
탱글 땡글 하면서 톡톡 튀는
그렇게 둥글지도 모나지도 아니한
감자 같은 마음을 지닌 그대가 있어서 더 좋아라
해마다 감자꽃이 피는 그날이 오면
언제나 그러하듯이
맛있는 햇감자를 가마솥에
항상 감자를 쪄주던 그녀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