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감자

- 가마솥에 피어오른 사랑

by 갈대의 철학

감자

- 가마솥에 피어오른 사랑



시. 갈대의 철학[蒹葭]



가마솥 모락모락 김 피어오를 때면
구수한 감자 말씨가 묻어나고 생각나는
통통 튀는 그대가 있어 좋아라

가마솥 뚜껑 열어젖히면
그 속에 물안개처럼 피어오른
환하게 웃어 주던 그대가 있어 좋고

보드랗고 보송보송한 구름 솜털처럼
어리광을 피우는 우유 빛깔의
아기 냄새가 나는 그대가 있어 더 좋아라

오밀조밀 탱글탱글 감자를 닮은 그대

찐 감자 한 잎 베어 물었을 때 맛은

새침 떼는 그대 사랑을 닮았고


탱글 땡글 하면서 톡톡 튀는
그렇게 둥글지도 모나지도 아니한

감자 같은 마음을 지닌 그대가 있어서 더 좋아라


해마다 감자꽃이 피는 그날이 오면

언제나 그러하듯이

맛있는 햇감자를 가마솥에

항상 감자를 쪄주던 그녀가 그립습니다

2018.6.2 금대리 트래킹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