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심술쟁이

- 가을 우산 속의 하늘을 바라보며

by 갈대의 철학

가을은 심술쟁이

- 가을 우산 속의 하늘을 바라보며


詩. 갈대의 철학


가을은 내 마음을 장난치는 심술쟁이

찬 바람 불어와 그대품에 안기려나 보면

금세 토라져 여름옷 다시 꺼내 입게 만들고


가을은 그대 마음을 요란하게 만드는 변덕쟁이

덥다가도 금세 식어버린 가을바람처럼 다가오네


가을은 저 하늘에 떠가는 하얀 구름의 조각배처럼

이리저리 불어오는 바람 따라 내 마음도 함께 노 저어 가고

가을은 가을비에 젖어버린 요술쟁이

내 마음을 그대에게 감춰 들켜버린 숨바꼭질처럼

그대 마음 들었다 났다 하는 도깨비방망이라네


가을은 가을바람에 울 어제치는 갈대의 마음처럼

내 마음의 순정이 그대 숲에 머물고


그해 여름에 피어 오른 강가 기슭에

아지랑이 물안개 피어오르는 아이 때의 마음이어라


가을은 가을 오기 전에 여름 준비에 바쁘고

그해 여름에 그대와 나의 두 손 가득한 봉선화


한잎 두잎 따다 백반 넣어 곱게 빚어

연분홍 빛 색깔에 봉선화 꽃 물들이고


봉선화 연정에 수놓은 수줍음이 가히 백치 아다다라

가을사랑 따라 찾아 떠나는 숨어 우는 숭어가 된다네


내 마음은 어느새 가을비에 젖어 움츠리는

겨울을 기다리는


가을비 우산 속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그친 넓은 하늘을 바라본다


보여

하늘을 우러러봐

가을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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