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출정이다
시루봉(비로봉) 가는 길(치악산)
-오래간만에 출정이다
詩. 갈대의 철학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꼭꼭 숨은 네 그림자 밟고 간다
꼭꼭 숨은 억새풀에
네 머리카락인 줄 알고 그곳으로 간다
꽂에 반해서
그 님 인줄 알고 따라나서고
꽃 속에 파묻혀서 헤어나지 못하는
향기 없는 꽃에 반해 향기에 취하고
제 갈 길을 잃어버려 주위만 빙빙 도는구나
숲 속을 찾아도
숲길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네 얼굴 비치지 않고
나의 발길이 가는 곳이 그대 쉼터이다
잠시 불편했던 두 개 다리가
빛을 발하고
서서히 응어리진 가슴을 활짝 펴며 기지개를 켠다
저 창공의 구름도 제짝을 찾아 가는데
내 발길이 더디어 한 치 앞을 분간 못하는구나
아직도 봄을 꺾기 어려운지
여름을 맞이할 준비가 덜 되어서 그러는지
정상은 아직도 나에게는 차다
미련을 남겨두어서도 아니 되고
그렇다고 미련을 떠나보내기에 더욱이 아니다
내려오는 마음과 길의 풍경이 다르고
올라오는 마음과 길의 풍경이 다르듯이
이름 모를 들꽃은
내 님 인양 태양만 바라보고
아는 듯한 들꽃은
내 님이 아닌 양 밤하늘 달만 바라보네
2016.5.12
치악산 비로봉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