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는 나와 함께 있으면 유난히 생기가 돈다.
행복이는 식구 모두를 좋아한다.
밖에 나갔다 오면 달려나와 냄새를 맡고 꼬리를 격하게 흔들며 반긴다.
하지만 잠시 후엔 좋아하는 쫀득쿠션이나 가까이 있는 식구들 곁에 엎드려 잠을 청한다.
그런데 나와 함께 있을 때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내가 나타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인형을 물고 와 내게 쿡쿡 들이민다.
개껌을 물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소파 밑이나 테이블 아래로 밀어 넣고는 꺼내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때로는 다른 식구들에게까지 장난을 걸고,
갑자기 내 무릎 위로 뛰어올라 얼굴을 핥아대기도 한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일찌감치 일어나 라떼와 행복이, 까뮈의 아침밥을 챙겨 준 뒤
분리공간 철망 앞까지 나와 앉은 까뮈에게 고양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 주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는 새와 곤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까뮈는 그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기울였다.
조금씩 경계가 나아지는 모습이 귀여워
나는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내 시선이 까뮈에게 고정되어 있는 것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행복이가 갑자기 내 무릎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연신 내 얼굴을 핥아댔다.
마치
지금은 나를 보라는 듯이.
행복이는 내가 잠시 다른 곳에 마음을 두는 일을 잘 참지 못한다.
우리집에는 다섯 식구가 있고 모두 행복이를 사랑한다.
그런데도 행복이는 유독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내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 늘 살핀다.
어쩌면 존재라는 것은
그렇게 확인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람의 세계 안에 들어간다.
입자의 상태가 관측되는 순간
비로소 하나로 정해지는 것처럼.
행복이는
그 사실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내 시선을 다시 자신에게 끌어온다.
나는 결국 까뮈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행복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행복이는 그제야 만족한 듯
내 무릎 위에서 몸을 한 번 돌리더니
잠시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잠이 들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의 세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처럼.
나는
늘 나를 바라보아 주는
행복이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