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무차원에서, 차원을 향하여
당신은 언젠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 익숙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이야기는 그 낯선 익숙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한 아이의 눈을 통해, 우리는 그 익숙함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조금씩 마주하게 됩니다.
그 눈은 단지 육체의 창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계와 세계 사이, 무차원의 감각과 차원의 형상 사이에 떠도는 하나의 파동입니다.
우리가 ‘차원’이라 부르는 이 세계는, 어쩌면 인식이 만들어낸 하나의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형태 없는 무차원은 언제나 존재해 왔습니다.
시간도, 공간도, 감정도, 이름도, 경계도 없는 순수한 가능성의 바다.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기에,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순간, 무차원의 깊은 고요 속에서 하나의 감정이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그 떨림은 인식이 되고, 인식은 분리를 낳으며, 분리는 경계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경계는 차원이 됩니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경계의 가장자리에서,
하나의 존재가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식을 만들어내며,
시간과 공간이라는 구조를 스스로 형성해가는 여정입니다.
무형의 파동이 생명이라는 형상으로 응축되기까지의, 조용한 기울어짐.
그 아이는 린입니다.
하지만 린은 동시에, 당신이기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모든 존재의 궤적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설명이 아닙니다.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있었던 감정의 진동.
그 진동이 파동이 되고, 파동이 인식으로 응축되며,
결국 하나의 차원이 태어나는 순간의 밀도.
당신은 이 글을 읽다가, 문득 멈춰 설지도 모릅니다.
익숙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에 걸려서.
그때, 어쩌면 당신 안에서도 조용히 하나의 차원이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제 한 장의 편지를 펼쳐주세요.
아직 이름도, 모양도 없는 그 무언가가
당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당신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진동일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은 과학이 말하기 전의 언어이며,
존재와 의식이 맞닿는 가장 조용한 진동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