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by 피츠로이 Fitzroy

나는 몇 시에 태어났는지 모른다. 몇 시에 태어났는지 모르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점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신년운세나 사주 등을 볼 때 몇 시에 태어났는지가 필요하다. 태어난 시간으로도 인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미신을 그렇게 좋아했던 엄마가 내게 태어난 시간을 알려주지 않고 죽은 건 ‘아차차, 이것 참 큰 실수를 하고 왔네.’하고 지금도 후회하고 있는지 모른다.

엄마가 미신을 조금만 덜 좋아했거나, 내 고3 생일에 수능에서 미끄러진다는 이유로 미역국을 안 끓여주는 일만 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지금보다 점 보러 다니는 일을 즐겼을 것이다. 아니면 엄마가 어느 날 “오늘 점쟁이가 그러는데 내가 49살에 죽을 거라네?”라고 내게 미리 알려만 줬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