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

글을 쓰는 이유

by 피츠로이 Fitzroy

이십 대였을 때, 서른 살에 꼭 책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서른 살에 책 냈다 하면 왠지 멋있어 보일 것 같았다.


서른 살이 지나도 한참 지나고 바로 작년, 내가 못 지킨 스스로의 약속에 분한 마음이 생겨 충동적으로 넷북을 하나 샀다. 그래 일단 어디서든 써보자. 4월 말이었다. 그리고 약 4개월간 놀고 싶어 하는 눈으로 나만 바라보고 있는 남편과 고양이를 떼어 놓고 글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늦게까지 쓰고 일찍 출근하는데 하나도 안 피곤했다. 드디어 8월 7일 나는 하나의 완성본과 마주 앉았다.


‘아...... 글 쓰는 게 대체 뭐지. 왜 작가들이 쓴 글은 훌륭한 글 같고, 내가 쓴 건 그냥 폼 잡는 것 같지.’
이 부끄러운 결과물을 과연 책으로 만든다는 건 의미가 있는 건가, 어딘가에 검증받고 싶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내 주변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고, 또 글도 잘 쓰는 친구에게 소포로 보냈다.


멋있어 보이는 게 중요했던 이십 대 때는 글 잘 쓴다고 칭찬을 받고 싶어서 열심히 썼다. 그런데 요즘 내가 글 쓰고 싶어 지는 이유는 좀 달라졌다.
그 이유라 하면, 글로 사람들을 만져주고 싶기 때문이다.
SNS 안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저기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 나보다 돈도 많아 보이고, 멋져 보이고, 마음고생 같은 건 하나도 안 할 거 같고, 마냥 행복할 것 같다.

그런데 자, 여기 제가 말이죠, 너무나 지질하고 궁상맞고 불안정하고 불확실하게 사는 제가 있어요. “아, 그래 뭐어! 난 쟤 보다 나아!”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뭐 조금 과장하긴 했지만, 나의 아픔과 나의 모자람, 나의 부끄럽고 밝히고 싶지 않은 작은 사건들이 글이 되어, 누군가를 위로하고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좋아졌다. 그래서 몇 명 안 되더라도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에 나도 똑같이 생각한 적 있다고 혹은 위안이 됐다고 말해주면 그렇게 기쁘고, 또 빨리 글을 쓰고 싶어 진다.


소포를 받은 친구가 그랬다. “너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어. 남들과 비교하지 마.” 하여튼 너무 멋진 녀석이다.
그래서 지금 ‘브런치’를 통해 매일 소량씩 올려두고 있는데, 사람들이 공감해 주는지 지켜보고 싶다. 일단 다 올리고 나면 책 만드는 법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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