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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Mar 22. 2024

80대 20법칙과 인생

2024.3.22

 어떤 일을 할 때 80 정도 가면 나머지 20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와우! 이런 법칙이 세간에 알려져 있다.


 나의 인생에서 80대 20법칙이 나온 부분이 있다면 플래너라고 하겠다. 고등학교 때는 정말 할 것이 많았다. 공부할 분량이 터무니없이 많았는데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조각내서 플래너에 시간 단위로 넣었다. 그리고 그 과제들을 100퍼센트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매일 100퍼센트를 달성하진 못했다. 공부하다가 졸려서 낮잠 자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때론 아프기도, 배탈이 나기도(고딩 때의 나는 전형적인 신경성 과민대장증후군 환자였다 ; 그도 그럴 것이 학업 압박이...다행히 수능과 동시에 사라짐)하고 친구들이 물어본 문제 풀어주기도 하면서 이런 예상치 못한 이벤트들 때문에 100퍼센트 달성은 가끔씩 밖에 있지 못했다. 하지만 대부분 8할 정도는 신기하게도 달성하곤 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매일 목표치의 8할 정도 이상을 꾸준히 하다 보니 공부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플래너를 쓴 지 약 6개월 정도 되니 체감이 되고 1년이 되니 성적으로 나타났다. 중간고사와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도 받았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물론 내가 시간을 억지로 짜내고 짜내서 100퍼센트를 매일 달성했을 수도 있겠지. 친구가 문제 물어와도 쌩까고 놀자고 해도 무시하구 졸린 것 참아가면서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게 얼마나 지속될까? 그 짓을 3년 내내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근데 신기하게 목표치의 8할 정도 하다 보니까 지속 가능하더라. 그렇다고 애초에 8할을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다. 나는 매일매일 플래너에 적힌 과업들을 100퍼센트 달성하고자 열심히 노력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8-90퍼센트 달성한 나였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일상생활에서, 80대 20법칙은 과유불급의 교훈과도 일치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성실한 태도가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목표치의 80 정도 이룬 나를 너무 채찍질하지 말자. 대신 칭찬해 주고 잠깐 일이 어떻게 되는지 돌아보는 여유도 가져보자.


 그렇게 100을 바라보지만 결국 80이라는 결과가 나와도 80의 결과에 만족한다. 정말 추상적이고 어려운 말이지만 이 안에 도가 있다. 단 80을 목표로 하지 않고, 100을 목표로 하며 가되 80의 결과를 보고도 만족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남겨진 20퍼센트가 자연스럽게 가는 모습을 보며 그것을 즐겨야 한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나와 당신들에게, 80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을 당신들에게 말한다. 당신 참 잘하고 있다고. 나머지는 하늘이 이루어 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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