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헤어진 연인이 나오는 이유에 관하여

꿈 해석의 실제

by 닥터 온실

꿈은 현실과 반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대해서는 지난번 글에서도 다룬 적 있지만, 이번에는 예시를 들어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꿈에서 나타는 객체(object)의 상(image)과 현실에서 나타나는 상은 비슷하다. 꿈에서는 객체가 상징화라는 변형을 통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상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감각은 현실의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아버지라는 객체가 있다고 하면 그것이 꿈에서 아버지의 이미지 그대로 나타나기도 하고 남성성과 연관된 이미지인 선생님이나 경찰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느낌은 현실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다.


그런데 어떤 객체의 이미지는 그대로 보전되는 반면, 그 객체와 나의 관계는 현실과는 반대로 나타난다. 지금 내가 어떤 것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꿈에서는 그것이 하찮게 나타나는 식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꿈에서 우리의 채워지지 않은 무의식적 욕구를 해소하곤 한다. 예를 들어 현실에서 연예인과의 관계를 꿈꾼다고 해보자. 실상은 연예인은 화면 속 작은 이미지로 존재한다. 하지만 꿈에서는 나와 연예인간의 긴밀한 관계가 이루어진다. 꿈을 통한 무의식적 욕구의 해소다.


또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실에선 부장님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맨날 나를 혼내고 나는 두려워한다. 하지만 꿈에서는 관계가 역전되어 부장님과 관련된 이미지가 그저 무시할 수 있는 대상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부장님과 친밀해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의식에서 큰 것은 무의식에서는 작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의식에서 작은 것은 무의식에서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나와 평소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고 있는 연인은 꿈에서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와 연인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헤어진 다음에는 꿈에서 연인과의 재회를 경험하거나 밀도 있는 관계를 경험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현실에서의 앙금이 무의식이라는 바다에서 융해되며 나타내는 회오리와 같다.


그리하여 현실에서 무언가 쌓인 게 있는 채로 더 이상 경험할 수 없어져버린 대상이 꿈에서 한자리 차지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이러한 현상을 겪고 싶지 않다면 현실에서 무언가 떠나보낼 때 그것의 입지가 작아질지라도 아쉬움이 없을 만큼 관계에서 겪어야 할 모든 것을 겪어야 한다.


아이에게는 충분한 사랑과 양육을, 연인에게는 강렬한 사랑과 열정을, 상사에게는 충분한 충성과 인정을, 이 모든 인생의 단맛과 짠맛을 경험하는 것이 꿈에서 그것들의 등장을 겪지 아니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