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월의 기록
아이들이 잠드는 밤 열 시 무렵이 되면 나는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한밤의 방 속 열사의 사막. 아이들에게 아라비안 나이트 얘기를 해준다. 선풍기 바람은 모래바람으로 바뀌고, 깜깜하던 방 천장은 밤하늘의 별이 수놓는다. 아이들은 나의 목소리를 이정표 삼아 사막을 이리저리 여행한다. 그들의 발걸음이 닿는 곳에는 도둑 한 놈이 열려라 참깨를 외치기도 하고, 큰 보물이 번쩍이기도 한다. 신비한 세상.
그렇게 여행이 30분쯤 진행되다 보면, 첫째가 먼저 잠에 든다. 그러나 얼집서 낮잠을 자는 둘째는 쉽사리 잠들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이야기를 해주는 내가 점점 졸려온다. 했던 이야기를 또 하게 되고, 이야기에 맥락이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야기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쯤 둘째의 빽 하는 소리로 다시금 잠에 깬다. 그리고 육퇴를 향한 열망에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둘째도 또 잠에 든다.
집에서 보내는 하루 중 유일하게 나에게 허락된 두 시간, 그 달콤한 쾌락을 향해 오늘도 열사의 사막을 무사히 항해한 아빠는 나아간다. 결국 다시 돌아올 보금자리를 박차고 컴퓨터 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