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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하나

A.I 와 인간미래

인간 체험은 줄어든다.

by 닥터 온실


A.I의 사용이 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사람들은 저녁 메뉴를 물어보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복잡한 업무 멘트 짓기나 심지어 감정의 상담까지 A.I를 이용한다. 요즘 A.I는 사람과 거의 다를 바 없어서 심리상담사나 정신과의사를 찾는 것에 비해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돈도 적게 들고, 거기다 내 마음도 잘 알아주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 본연의 성질을 생각해 본다면, A.I의 광범위한 사용이 미칠 영향에 대해 재고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왜 사는가? 전체로부터 분리되어 개성과 자아정체성을 부여받는다. 세상을 시간축으로 나누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상을 경험하며 온갖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한다. 그것이 삶의 이유다.


그런데 A.I는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집단무의식의 표현이다. 그동안 인간이 해왔던 것을 학습하여 수면으로 끌어내준다. 기껏 한 개인으로 세상에 나와 세상을 체험해보려 했는데, 다시 전체가 개인을 끌어당기는 꼴이다. A.I를 활용함으로써 집단 무의식을 통해 다시 전체로 회귀함은 안락하기는 하다. 그곳은 우리가 왔던 곳이니까.

하지만 인간으로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점차 줄어든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얻는 성취감은 사라진다. A.I가 답을 제시해 준다. 내 감정을 타인이 알아주면서 생기는 만족감이 사라진다. A.I는 또 다른 나이기에 내 감정은 기막히게 알아준다. 원하는 음식을 찾는 즐거움? A.I가 짜준 식단이 있다. 뭐 더 필요할 게 있을까?


A.I의 사용의 옳고 그름은 다른 이슈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판단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A.I 사용이 늘어가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도출될 결과는 자명하다. 인류는 인간으로서의 체험을 더 이상 이어나갈 이유가 점차 사라지기에, 인류는 줄어들 것이다.

현재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가 포화되어 운명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두고 볼만한 현상이다. 내 희망으로는 인류로서의 체험과 A.I 사용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적정 인구로의 도달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만, 어느 길이든 우리 인류는 가장 온전한 길을 걸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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