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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슨한 빌리지 Nov 13. 2019

살아있는 과학자를 알고 있나요

63-2. 호프 자런 『랩걸』을 읽고 나눈 대화

* 한 달에 한 주제를 정해서 책 1권과 영화 1편을 봅니다.

* 매주 한 명의 에디터가 쓴 리뷰와, 여러 에디터가 함께 나눈 대화가 각각 업로드됩니다.


* 10월의 주제는 [자연]입니다.

1. 책 『랩걸』(2017), 호프 자런

2. 영화 〈캡틴 판타스틱〉(2016), 맷 로스


이번 대화에는 이주, 다희, 박루저, 동석, 일벌레가 참여했습니다.

이 대화는 일벌레 에디터의 리뷰, '숲을 보는 사람이 과학하는 삶'을 읽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neuvilbooks/347


#대중과 멀어진 과학 #교육과 연구 이야기


이주 : 읽으면서 에세이가 아니라 자전적 ‘소설’인줄 알았어요. 그 이유는 첫째로 랩실 생활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체감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식물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지와 연구하는 삶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정말 잘 연결했기 때문이에요. 쓰는 방식이 문학적이라 에세이인 걸 알고 놀랐죠.


다희 : 저자가 어린 시절 받는 교육도 우리나라에서는 받기 힘든 교육이라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과학에 눈을 뜨는 방식이었어요.


이주 : 우리에게는 과학자가 매우 생소하지 않나요? 과학자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가 힘든데, 과학자로서의 삶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어요. ‘내가 과학을 선택했기에 여자로서 누릴 수 있었던 삶을 누릴 수 없었다’ 같은 구절도 있었죠. 그나저나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는데, 동료 빌과는 결혼하지 않나요?


일벌레 : 아니요, 빌과는 끝까지 동료 연구자 관계입니다.


누군가 : (화들짝) 전남친조차 아니었다고요...?


다희 : 이주 말대로 과학자란 직업 자체가 생소한데, 과학에서 답을 찾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우리 중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진 에디터 동석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게 되었어요.


박루저 : 과학자로 끝까지 살아나가는 사람들은 성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들이 동경해오고 늘 봐오던 롤 모델들도 (주로) 답답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지닌 과학자들이 아니었을까요. 과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이런 사람들이 되어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 같아요.


일벌레 :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회에서 그런 이미지를 과학자에 대한 지배적인 이미지로 만들었고, 과학자들도 바빠서든 어려워서든 자신들의 이야길 공유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질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요.


박루저 : 바쁘고 힘들어서라... 그들-과학자들,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힘들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원하는 걸 하면서 (다른 분야 사람들에 비해서는) 더 징징대는 측면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한데요 (웃음)


@elevate


#인상 깊은 식물 이야기 #우리가 아는 과학자는


이주 : 저자가 진행하던 연구 중 나무에서 매년 피던 꽃이 안 피어서 실패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나무가 무언가 당시 꽃을 피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꽃을 피우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런 모습이 우리가 아이 낳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그해 여름 전체를 콜로라도에서 보내기로 한 것은 데이터 수집이 목적이었지만 나는 과학에 대해 가장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실험이라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세상이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p112


다희 : 저는 떡갈나무 잎이 모두 다르다는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처음에는 문학 전공으로 대학을 입학한 저자처럼) 문/이과 통합형 인재가 필요한가 봐요. (웃음)


이주 : 저희가 어렸을 때나, 70-80년대에는 모든 사람이 과학자가 되고 싶어 했는데 이젠 옛날 말이 되었네요. 지금은 유튜버나 래퍼가 선망의 대상이 아닐까요?


박루저 : 그러면 우리가 아는 과학자는 누가 있을까요? 방송에 나온 분들 외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일벌레 : 저의 경우엔 전공 서적에 나오는 원리나 식을 찾아냈거나, 어떤 현상을 아예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거나 해결한 과학자들을 좋아하기도 했어요. 대학원생들이 쓰는 블로그도 종종 봤었는데, 이젠 잘 모르겠네요.


다희 : 아까 문/이과 통합형 인재를 말했는데, 지금 자라는 유튜브 세대는 우리와는 지식 습득 방식이 아예 다르잖아요? 앞으로는 우리와 달리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그런 이야길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 Denny Mü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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