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관심과 배려가 먼저다

<어른의 어휘력>을 읽고서

사실 글쓰기 책, 맞춤법 책을 싫어한다.

작가나 기자 출신이 대부분인 이런 책에서는 흔히들 있는 맞춤법 실수를 뭔가가 부족한냥 깎아내리니 때문이다.

독자들이 모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커다란 불편을 겪지 않고 살아가는 데도

마치 모어실수를 하는 사람을 나사 하나가 빠진 것처럼 또는, 언어라는 도구를 제대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표현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런 오만함 때문에 보통 책의 첫 장에 담겨있다. 이유인즉, 그리고 이런 내용을 적어 독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설파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글쓰기 책을 집어 든 것은 두 가지 이유였다.

첫째는 나이가 들수록 나의 말과 말하는 의도를 상대방에게 적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며,

둘째는 문장미에 대한 추구 때문이었다.


이 책은 책을읽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저자의 내공이 만만하게 담겨있다. '어휘'에서 시작했지만 사람의 글쓰기, 책 읽기, 관점, 사고 등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가볍게 시작한 책이었지만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는 않았다. 한 장에 들어가 있는 저자의 문장과 표현력, 내용, 어휘를 모두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관성에 젖어 낡은 언어를 쓰는 나의 모습, 모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 투자가 적었는데 이 모어의 어휘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이를 음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분, 어휘보다 사고력이 먼저라는 말에 대해서는 격하게 공감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따뜻한 말을 할 수 있는 거니깐.

책을 읽고 나서는 앞으로 책 읽기를 통해 나만의 콘텍스트를 곰비임비 쌓고, 나만의 소반다듬이를 날카롭게 다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글로벌 시대에 모어를 잘 쓰는 게 어떤 경쟁력이 될지 모르겠다.

우리말을 잘하는 것보다 외국어 하나라도 더 익혀 4개, 5개 국어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마지막 장 '달변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다'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데, 오뒷세우스와 아이아스의 이야기를 통해 COVID 19로 인한 변화의 시대(아킬레우스의 무구가 오뒷세우스 이후 세계에는 더 이상 필요치 않듯)에 가슴을 흔들 수 있는 어휘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달변가가 더욱 필요하다고......


그래서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방송작가 출신인 저자가 오만하냐고?

이 책을 읽고 '오만'이라는 표현을 지우고 '세련'이라는 말을 썼다.



책에 대한 내용은 아래 필사를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neverdryoasis/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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