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는 해외 판매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자국 내수시장에서는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내수에선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도 해외 수출 실적에선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국내 제조사가 있으니 바로 쌍용차다.
조금씩 영업손실을 메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쌍용차인데, 놀랍게도 내수보다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한 해외 시장이 있다고 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쌍용차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지, 어떤 모델이 각광받고 있는 것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서
전년 대비 인상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국산 자동차 제조사들 중 그 어떤 제조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제조사가 있으니 바로 쌍용차다. 국내 시장 내에서 좀처럼 회복을 보이지 못하는 쌍용차이지만, 최근 쌍용차의 판매실적과 관련해 놀라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바로 쌍용차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가 본격적인 현지 공략에 성공한 지역은 바로 호주를 중심으로 한 오세아니아 시장이다. 쌍용차는 호주 직영 판매 법인을 중심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등의 오세아니아 시장을 고객 니즈에 맞춘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점차 시장 경쟁력을 갖춰 나갔다.
코로나19로 인해 범 지구적 수출 시장의 부진이 이루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쌍용차의 호주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4%, 뉴질랜드 시장 판매량은 43%가량 상승했다.
쌍용자동차 호주 법인은 쌍용자동차 최초의 해외 직영 판매법인으로, 2018년 11월 멜버른에 브랜드 공식 론칭 행사와 함께 출범한 이래 공격적인 현지 마케팅 및 안정적인 판매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왔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여
현지 인지도 확보에 힘썼다
쌍용차는 법인 설립 직후부터 매년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하였고, 호주 4×4 아웃도어 쇼에 참가해 차량 전시 및 현장 상담을 진행하였으며, 사우스랜드, 하이포인트를 비롯한 대형쇼핑몰에서 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주력하였다.
호주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에서도 꾸준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을 펼쳐왔는데, 특히 2014년부터 쌍용차 브랜드를 내건 ‘쌍용 레이싱 시리즈(SRS)’를 개최하고 차량 콘셉트에 맞는 유명인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써왔다.
쌍용차 관계자는 오세아니아 시장 본격 공략에 관해 “앞으로도 판매 네트워크 강화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 충성고객 맞춤 관리 및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호주 시장 판매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쌍용차의 주력 픽업트럭 모델 렉스턴 스포츠를 현지에 출시했기 때문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픽업트럭의 수요가 높은 호주 현지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지에선 ‘무쏘’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무쏘)는 지난 1월부터 현지 유명 방송인 폴 버트의 협찬을 받게 되었으며, 해당 방송인의 아웃도어 라이프 전문 프로그램 ‘스텝 아웃사이드 위드 폴 버트’를 통해 주요 타겟층인 40-50대 남성 고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하지만 내수 판매량에선
턱없이 부족한 모습이다
쌍용차의 오세아니아 시장 판매실적 호황에 “쌍용차 잘 됐으면 좋겠다”, “잘 좀 돼서 랜드로버처럼 되길” 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쌍용차가 맞이한 위기를 타개할 만큼의 낙관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라곤 할 수 없는데, 내수 판매량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된 국산 제조사의 자동차는 총 966,026대이다. 그중 쌍용차의 판매 실적은 37,138대로 3.8%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쌍용차의 주력 판매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은 7월에 도합 약 2,800대 가량이 판매되었지만, 지난달엔 판매량이 약 2,200대 가량에 그치며 20% 이상 감소했다.
쌍용차는 이번 2분기 영업손실 932억 원을 기록해 18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쌍용차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을 약 20%가량 줄이긴 했지만, 희망적인 상황이라 보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올해 상반기 쌍용차는 매출 1조 1,482억 원, 영업손실 1,779억 원, 당기순손실 1,80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 순손실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379억 원, 219억 원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5.3% 감소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이러한 실적은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부품 공급과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감소했지만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손실은 다소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매각 이후 쌍용차의 행보를
예상해볼 수 있는 수치로 보인다
아직까지 갈 길이 먼 쌍용차이지만,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보여준 쌍용차의 저력은 상당히 인상 깊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내수에서 보다 수출에서 더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모습은 다소 아이러니하지만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보면 긍정적인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쌍용차는 최근 유럽시장에까지 주력 모델들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 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진 이렇다 할 실적 소식이 전해지진 않고 있지만 인상적인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면 본격적인 기업 회생의 발판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