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투자를 통해 상하이 공장 생산 능력을 확충한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에 없던 차량 재고 문제가 속을 썩였다. 중국 내 소비시장 침체는 곧 수요 둔화로 이어졌고, 현지 업계의 경쟁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러 차례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현지 수요 충족을 목표로 설립한 상하이 공장은 유럽과 아시아, 호주에 차량을 수출하는 주요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주로 분기 첫 달 수출 물량을 생산하긴 하지만, 지난달 상하이 공장 총판매량 75,842대 중 47.3%인 35,886대가 해외로 수출됐다.
국내 판매 인증 절차 완료
확정된 것 없다는 테슬라
중국 생산 물량 판매처를 확장하고 있는 테슬라는 국내시장에도 상하이발 모델Y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 홈페이지에 따르면, 제작국이 중국으로 명시된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이 5월 23일 자로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쳤다.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 관계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테슬라 전기차가 국내에서 환경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라며 “이번 모델Y RWD 외에 추가적인 인증 신청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계획 등 현재까지 확정해서 공개할 만한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 제품 판매는 처음
Li-ion 아닌 LFP 배터리
블로터 보도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판매 목적으로 인증 받은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테슬라코리아는 2017년 3월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줄곧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서 국내 물량을 수입했는데, 인증 절차를 마침에 따라 처음으로 중국 생산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테슬라가 국내에 판매 중인 모델Y는 사륜구동 롱레인지와 퍼포먼스 등 2종이며, 중국 물량이 추가되면 세부 트림명 없이 모델Y RWD로 판매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 생산 모델Y에는 기존 75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아닌 60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보조금 100% 가능할까
기존 모델Y는 7,874만 원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30% 이상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모델Y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 저렴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부터 중국산 모델Y 판매를 시작한 캐나다에서도 모델Y RWD는 기존 모델Y AWD 롱레인지 대비 약 14% 저렴한 59,990캐나다달러(한화 약 5,846만 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업계에선 중국산 모델Y의 가격이 환경부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700만 원 이하로 출시될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걸림돌로 꼽히는데,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테슬라 인기가 워낙 뜨거워 가격이 적절하게 책정되면 거부감 없이 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