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싼 자산으로 여겨지지만 시세 차익이 생길 수 있는 집과 달리 감가상각이 존재한다. 간혹 세월이 지나도 신차 가격보다 높은 몸값을 받는 차종이 있으나 한정판 슈퍼카, 클래식카 등 일반인이 구매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수많은 중고차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작년 거래된 중고차만 해도 370만 대가 넘으며 단종된 모델까지 거래되는 만큼 차종이 신차 시장보다 다양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량 가치가 하락하는 감가상각 역시 차종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른데, 일부 차종은 불과 4년 만에 신차 가격의 절반 아래로 떨어져 눈길을 끈다.
SUV, RV 가격 상승세
더 뉴 카니발 인기 최고
중고차 거래 플랫폼 '첫차'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 발생한 중고차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매 순위와 시세를 15일 공개했다. 2019년식에 누적 주행 거리 10만km 미만 매물을 기준으로 시세를 산출한 결과 국산차는 SUV와 RV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여름철 휴가 시즌을 앞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한 달간 가장 많이 거래된 모델은 기아 더 뉴 카니발로 전월 대비 시세가 1.6% 상승하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현재는 최저 1,590만 원부터 최대 3,300만 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현행 모델인 4세대 카니발은 올 하반기 페이스리프트 및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더 뉴 카니발의 시세 하락을 기대해 봄직하다.
싼타페 4.5% 올랐다
G80는 신차 대비 반값
한편 현대 싼타페 TM은 4.5%, 기아 스포티지 더 볼드는 2.9%, 더 뉴 쏘렌토는 5.3%의 전월 대비 시세 상승을 보였다. 싼타페의 경우 오는 3분기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뒀음에도 시세 상승 폭이 약 100만 원에 달해 현재는 평균 2,5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경쟁 모델인 더 뉴 쏘렌토는 국산차 중 최고 수준의 상승 폭을 기록했으나 평균 거래가는 싼타페 TM보다 낮은 2,300만 원대로 확인된다.
반면 국산 세단은 약세가 두드러진다. 이달 제네시스 G90는 2.9%, G80는 0.4% 하락했다. 특히 G80는 2,349만 원부터 최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신차 출시 가격 대비 58% 떨어진 수준이다. 기아 더 뉴 K5 2세대 모델은 2.4%의 시세 하락을 보여 1천만 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중형 세단으로 주목받는다.
중고차도 인기라는 벤츠
SUV는 비수기를 노려야
수입차 부문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판매량 Top 10 가운데 5개 모델이 벤츠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신차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한다. 특히 스테디셀러인 E-클래스 5세대, C-클래스 4세대의 시세는 최대 4.2%까지 올랐다. 하지만 8천만 원에 달했던 신차 가격 대비 평균 60%가량 떨어진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E-클래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CLS-클래스는 3.6%(약 200만 원) 떨어졌다.
이 밖에도 폭스바겐 쿠페형 중형 세단 아테온이 4.9%에 달하는 낙차를 기록했으며 미니 쿠퍼 3세대는 2.4% 하락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0.2%로 하락 폭이 미미하지만 평균 가격대가 신차 대비 69%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재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국산 SUV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며 "SUV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과열된 시기 이후를, 세단은 가을 전 휴가 시즌을 노려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