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나와있는 자동차는 아무리 봐도 페라리다. 그리고 사고가 나있고, 심하게 부서져 에어백까지 터진 상황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해당 차량은 페라리 488 피스타란 모델로 스파이더 모델이며, 출시가만 무려 4억 7,8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의 자동차다.
흔히들 이런 단독사고 사진이 올라오면, 자동차보다 자동차를 운전한 차주의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이번 사고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가고 있고, 대다수의 의견은 “그냥 혼자 과속하다 자빠진 거 같은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토브런치는 488 피스타가 어떤 이유에서 사고가 났을지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스킬이 안 따라오면
그야말로 살인무기
페라리 488부터 이야길 해보자면, 페라리의 효자 모델 458의 후속 차량으로써 슈퍼카조차도 다운사이징이라는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나온 세번째 터보 모델이다. 페라리 역사상 다섯 번째 미드쉽 터보 엔진을 장착한 양산형 페라리이자, 터보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N/A의 감성을 한껏 살린 그야말로 “페라리는 페라리네!”라고 칭송할만한 녀석이다.
이후 488을 뒤로한 채 201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488 GTB의 고성능 모델, 488 피스타가 탄생하게 되고, GTB보다 무려 90kg이나 감량한 녀석이다.
V8 트윈터보를 장착한 엔진은 0-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2.85초 최대 출력은 720마력을 내뿜고 터보를 달아서 수많은 비판을 받을뻔한 페라리였지만, 결국 페라리만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는 부분이 되기도 하였다.
범퍼와 디퓨저의 형상이 변하여 차량의 크기가 변화하였다. 전장은 35mm 늘어났고, 전폭은 25mm 가량 늘어났으며, 전고는 4mm 낮아졌다. 더욱이 피스타로 넘어오면서 새롭게 설계된 라디에이터를 통해 보다 향상된 쿨링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모델이지만, 역시나 운전자의 스킬이 뒷받쳐주지 않으면 영락없이 위험한 물건이다.
이번 피스타의 사고를 보아하니 대한민국 공도에서 돌아다니는 고가 차량들의 사고를 예시로 들어보면 좋을듯하다. 단독사고는 흔치 않은 케이스지만, 보통 단독사고의 허점은 바로 맹신과 자만에서부터 비롯된다.
자동차라는 게 자세 제어장치에서 운전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도로를 박차고 나간다. 그러나 이는 사뭇 “어? 나 운전 잘하잖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해당 사진도 대한민국 고갯길 어딘가에서 흰색 아우디 R8이 컨트롤 미스로 인해 혼자 벽으로 추돌한 단독사고의 경우이며, 이 같은 자만과 맹신이 전손이란 결과물을 낳는다.
특히나 이 영상의 킬링 포인트는 블랙박스 운전자가 사고 직전에 ‘천천히~’라고 말하는 게 압권이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까불다가 사고나는 장면은 부상은 둘째치고 너무 통쾌해”, “우울증으로 한동안 힘들었는데 다 나았어요”, “아방스 타이어 터져서 사고 났는데 이거 보니 조금 위로가 되네요..”등의 반응을 보이며 하나같이 조롱하는듯한 뉘앙스의 반응을 보인다.
단독사고가 알려지는 경우는 대부분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가뜩이나 차가 심하게 손상되어 속상한데 조롱 섞인 비판을 받게 되니 언제나 유념하는 게 좋다.
확대전손으로
매매상에 나올 가능성 농후
보통의 자동차들은 에어백이 전개될 정도로 사고가 나면 폐차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슈퍼카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 바로 확대 전손처리로 부활시키는 경우다. 모든 중고 매물들이 그렇다는 건 “절대”아님을 미리 말씀드린다.
전체 손해의 줄임말로 수리비 예상액이 차량 가액을 초과하는 경우의 추정전손,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의(불에 타버리거나 대파 사고) 절대 전손, 그리고 보험약관에는 없지만 보상실무에서 발생되는 확대 전손 혹은 임의 전손이 존재한다. 그리고 전손처리의 명확한 기준은 보험사가 정한 차량 가액에서 수리비가 80%를 초과했을 때 할 수 있다.
슈퍼카의 경우 조금만 그쳐도 1,000만 원단위로 수리비가 책정되기 때문에 오늘 보여드리는 488 피스타 같은 경우 정식으로 부활에 들어간다 하여도 차량 가액의 80%를 넘기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종 렌트비, 수리 기간 동안 차량을 못 탄 보상, 격락 손해보상까지 합하게 된다면 차량 가액의 80%는 우습게 넘어가게 된다.
이를 통하여 보험사는 차악을 선택하게 되며 조금이라도 손해를 덜 보기 위해 전손처리를 진행하는 경우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살려낸 차량들은 “경미한 접촉사고로 확대 전손했습니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중고차 플랫폼에 올라오는 경우가 더러 존재한다.
488 GTB의 범퍼 교체는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온다
실제로 어느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신차 출고가 4억 원이 넘는 페라리 488 GTB의 경우 과거 그랜저 TG가 경미하게 후미를 추돌하여 머플러와 범퍼가 살짝 깨지는 수준으로 파손되었지만, 정식 서비스 센터에서의 수리비 견적은 약 4,600만 원이 나온 게 인증이 되어 네티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순수한 부품대만 4,064만 원 수준이었으며, 공임비까지 포함해 총합은 4,671만 원가량이 수리비로 청구되었고, 슈퍼차 자체가 아무나 탈 수 없어 상상 속에서 나마 탈 수 있는 존재였지만, 인증샷으로 올린 수리비 청구서를 본 순간 꿈마저 앗아가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자나 깨나
방어운전 안전운전
페라리 488 피스타의 사고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였다. 대부분 차주의 안위를 걱정하기 보다 차 걱정이 앞섰고, 놀랍게도 그 누구도 차주에 대한 걱정은 일절 언급이 없어 씁쓸함을 자아냈다.
“와이씨.... 피스타가 너무 아깝네 전손 각인 듯”, “돈은 많고 운전은 못하고 젊은 객기로 끌고 다녔군”, “어째 국내 피스타는 죄다 사고 차네”, “저거 하얀건 에어백인가요?”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나날이 많아지는 슈퍼카 그리고 나날이 늘어나는 그들의 사고는 무고한 이들까지 휘말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슈퍼카를 운용할 정도면 공도보단 트랙에서 합리적인 주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권유해 보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