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동차 수출 1호는 ‘이 자동차'

by 뉴오토포스트

장난감 자동차 만들던 나라

자동차 수출 대국으로 ‘우뚝’

그 첫 시작은 무슨 차였을까?

d7a7be1b94dc44638c6be7727f82c554.jpg 사진 출처 = 현대차

우리나라 도로 위 자동차 등록 대수가 사상 처음으로 2,600만 대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인구 2.06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자동차 생산과 수출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며 명실상부한 ‘자동차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금의 위상과 달리,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자동차 장난감이나 만들어 팔던 나라에 불과했다. 정식 모델도, 양산 체계도 없던 시절. 그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출발점이자 첫 수출의 주인공이 따로 있었던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비공식 1호, ‘HDH R-66’의 이야기

하동환뻐스2.jpg 사진 출처 = KG모빌리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첫 수출은 1976년 현대자동차의 ‘포니’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자동차가 처음 해외로 나간 건 1966년 5월이었다. 주인공은 포니가 아닌 하동환자동차의 버스 ‘HDH R-66’. 이 버스 한 대가 브루나이로 수출되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사에 조용한 한 획을 그었다.


하동환자동차는 한국전쟁 직후 미군의 군용 트럭을 개조해 버스를 제작하던 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국내 최초 버스 전문 공장을 설립하며 생산 규모를 확대했고, 1960년대에는 서울 시내버스의 70%를 점유할 정도로 절대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동환자동차는 브루나이, 베트남 등지로 자사의 버스를 수출하며 당시로선 상상도 하기 어려웠던 ‘자동차 수출국’이라는 타이틀의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가 훗날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의 전신이 됐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SUV 명가로 불리는 KGM의 뿌리가 바로 이 하동환자동차였던 셈. 당시 ‘HDH R-66’ 버스의 수출은 공식 기록에는 남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사에서 상징적인 첫 번째 해외 진출 사례로 평가받는다.


한국에서 자동차 수출의 의미는

PONY FAC.jpg 사진 출처 = 현대차

공식적인 자동차 수출 1호 기록은 1976년 6월 현대자동차가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하면서 세워졌다. 이후 현대의 ‘엑셀’, 대우자동차의 ‘르망’ 등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1995년, 마침내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그 모든 시작은 브루나이로 향했던 단 1대의 버스였다. 비록 비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지만, 하동환자동차의 ‘HDH R-66’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이 해외 시장으로 첫발을 내딛게 만든 귀중한 역사적 자산인 셈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오늘을 가능하게 한 건 포니, 엑셀, 르망 같은 익숙한 이름뿐만이 아니다. 브루나이로 향했던 1대의 버스처럼, 기록에 남지 않은 작은 시작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 자동차 수출 대국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자동차 장난감이나 수입 중고차만 가득하던 시절, 1966년 5월 브루나이에 도착한 ‘HDH R-66’ 한 대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뿌리를 찾아보는 것도, 우리 산업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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