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교통사고 소식이 국내외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도 화제다. 길바닥에 누워 있던 어린아이가 트럭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사건 이후 중국 사회는 물론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누구의 책임이 더 크냐’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7월 2일 저녁, 중국 윈난성 다리시의 한 종합시장 인근에서 벌어졌다. 어린 남자아이가 도로 바닥의 조명 아래 누워 놀다가 지나가던 트럭에 그대로 치여 숨진 것. 당시 운전자는 “아이가 시야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클락션을 울리고 방향지시등과 브레이크까지 썼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사고 영상이 공개되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책임 소재를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운전자 책임을 주장하는 쪽과 아이 부모의 감독 책임을 문제 삼는 쪽, 심지어 주변 상가의 광고 조명까지 문제 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중국 현지 변호사들도 이 사건에 대해 법적 해석을 내놓았다. 허난성 쩌진 변호사사무소의 푸젠(付建) 변호사는 “운전자는 사각지대까지 포함해 주변 상황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사각지대를 이유로 면책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도로교통안전법 제76조에 따르면 보행자 과실이 없을 경우 사고 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으며, 과실이 일부 있을 경우 과실 비율에 따라 책임을 조정하게 되어 있다. 또한 여기에 민법전 제1192조에 따라 트럭 운전자가 소속된 물류업체 역시 업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학 박사이자 윈난성 류원화(刘文华) 변호사 역시 “일반 도로에서 어린이, 보행자가 있을 가능성을 전제로 운전했어야 한다”며 “시야 사각지대 역시 운전자가 대비했어야 할 영역”이라며 같은 의견을 냈다.
반면, 부모의 감독 책임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법전은 8세 미만 아동은 민사행위 능력이 없으며, 부모가 전적인 보호 의무를 지닌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아이가 도로 위에 누워 있다는 건 명백한 감독 소홀”이라며 부모의 책임도 상당 부분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여기에 사건 현장의 광고 조명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조명의 밝기가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위치가 부적절해 사고에 영향을 줬다면, 상가 업주에게도 일부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
해당 사건 영상과 소식이 중국 SNS에 빠르게 퍼지면서,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날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운전자만 불쌍하다. 부모가 아이를 도로에 방치한 게 더 큰 문제”라는 의견부터, “그래도 시야 사각지대까지 챙기는 게 프로 운전자의 기본”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근처 상가 광고 조명이 너무 눈부셔서 생긴 사고”라며 조명 업주 책임론을 제기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도로 위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고의 위험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특히, SUV와 트럭 같은 대형차량의 시야 사각지대는 생각보다 넓고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는 사각지대 사전 확인과 방어운전을 철저히 해야 하며, 보호자는 아이가 도로 근처에 절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교통 환경 요소인 광고 조명, 구조물 역시 보행자 안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이번 사건처럼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호자, 환경 관리자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직 경찰의 공식적인 책임 비율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부모가 더 문제다”, “운전자가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는 댓글로 뜨겁게 대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