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심 곳곳에서 흔히 길고양이를 마주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지만, 자동차를 소유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불청객이 따로 없다. 특히 겨울철, 추위를 피하기 위해 따뜻한 자동차 엔진룸 안으로 들어갔다가 운전자가 시동을 걸면서 엔진 쪽이 손상을 입는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고양이의 발톱이나 이빨로 인해 배선이 훼손되거나, 털과 오물이 엔진 부품에 엉겨 붙으며 전기계통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는 “아침 시동 걸자마자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수리비가 수백만 원이 나왔다”는 사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피해자들이 난감해지는 일이 적지 않다.
보험 처리는 사실상 ‘불가’에 가까워
피해를 입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동차 보험을 통해 수리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양이로 인한 손상은 자연재해도 아니고 명확한 가해자도 없는 특수 사례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차 보험사에서는 차량 손해 담보 대상이 아니다.
설령 자기차량손해 담보 특약을 가입했다 하더라도, 고의나 과실 여부, 피해의 명확성 등에 따라 보험사에서 보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운전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갈등 커지는 현장…
차량 손상뿐만 아니라, 캣맘과의 갈등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캣맘이 지정한 급식소 인근에서 고양이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자동차 손상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길고양이는 ‘주인 없는 동물’로 분류되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책임 주체가 없다. 캣맘에게 책임을 묻기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지자체 또한 길고양이 보호정책과 시민 불편 민원 사이에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도 정비는 아직도 미흡
길고양이로 인한 차량 피해는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되기엔 이미 반복되고 있는 일상적 위험이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운전자가 시동 전 차량을 두드리는 습관을 들이거나, 엔진룸 커버 설치 등의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현재의 보험 시스템과 법적 틀로는 책임 소재가 모호한 사고에 대한 보호가 불충분하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회적 공감대와 더불어, 차량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과 제도적 정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