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세계적인 경쟁이 치열해지며 중국산 전기차가 ‘가성비’라는 강력한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2만 5,00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마쓰다 EZ-6 세단, 토요타 bZ5 SUV 등의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제동을 걸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강도 높은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이 이면에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술적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송수신하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되었기 때문이다.
‘달리는 컴퓨터’, 감시와 통제의 가능성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고성능 센서, 카메라, 라이다(LiDAR), 통신 모듈 등을 장착하고 있어 차량의 위치와 주행 상태, 탑승자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전송한다. 이러한 기술이 진화하면서 전기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이 아닌, ‘달리는 감시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자국 내 판매되는 중국 전기차들이 운전자의 정보를 중국 서버로 전송하거나, 원격으로 차량의 기능을 제어하는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실제로 일부 스마트 EV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운영 명령을 제조사 서버로부터 직접 받아 실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차량이 언제든지 외부의 통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넘어, 국가 차원의 안보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값싼 EV’가 치르게 될 대가?
중국 전기차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대가가 단순한 금전이 아닌, 데이터와 통제권이라는 점에서 더 무섭다고 말한다. 차량이 수집하는 정보는 위치, 주행 습관, 대화 내용, 심지어 탑승자의 생체 데이터까지 포함될 수 있으며, 이 정보들이 외국 정부나 제3자에게 유출될 경우 심각한 사회적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중국 EV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고, 관세를 인상하며 견제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산업 보호 이상의 복합적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틱톡, 화웨이 등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주권’ 문제가 전기차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 EV, 기술과 안보의 경계
전기차는 친환경, 경제성, 기수 집약이라는 측면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지만, 동시에 사이버 안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경고를 보내고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단순한 무역 보호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값싸고 똑똑한 차’가 언젠가 ‘보이지 않는 리스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일종의 사전 경고다.
기술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소비자는 더 이상 가격만을 기준으로 차량을 선택할 수 없다. 우리가 타는 차가 우리를 감시하거나 멈출 수 있는 존재가 되지 않도록, 그 선택에는 더 많은 정보와 책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