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동차 손잡이, 일부러 없앤 거라고?

by 뉴오토포스트

운전석에서만 보이지 않는 보조 손잡이

작지만 꼭 필요한 장치

운전자를 더 배려하기 위해 탈거

Depositphotos_481666018_L.jpg 출처 = 'depositphotos'

운전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왜 조수석이나 뒷좌석에는 천장에 달린 보조 손잡이가 있는데, 운전석에는 없지?” 눈에 띄지 않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알고 보면 거의 모든 자동차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규칙이다. 대부분의 승용차SUV, 심지어 고급 세단도 운전석 위엔 보조 손잡이가 없다. 이건 명확한 이유와 철학을 바탕으로 일부러 없앤 것이다.


보조 손잡이는 작고 단순한 구조물처럼 보이지만, 자동차에선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량 탑승자들은 이를 잡고 몸을 지지하거나, 차가 급하게 움직일 때 자세를 안정시키는 데 사용한다. 근데 왜 운전석은 이런 게 없는 걸까? 답은 운전자의 본능적인 행동과 운전 안전성에 숨어 있다.


조수석에는 있고, 운전석에는 없는 이유

Depositphotos_319167898_L.jpg 출처 = 'depositphotos'

보조 손잡이(그랩 핸들, assist grip)는 흔히 탑승자의 승하차를 돕거나, 급제동·급가속 상황에서 자세를 안정시키는 도구다. 특히 SUV처럼 차체가 높은 차량이나 노약자, 어린이를 태우는 가족 단위 차량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어린이, 고령자, 임산부 등 체력이 약한 사람은 SUV나 RV 차량에 발을 올리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에, 손잡이를 잡고 몸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일부 차량에는 뒷문 위쪽뿐 아니라 B필러 안쪽에도 추가 손잡이를 설치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 눈에 띄진 않지만 없어선 안 되는 장치인 것이다.


이처럼 있으면 좋은 기능인데도 왜 운전석에는 빠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핸들에서 손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운전 중에는 양손이 핸들에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만약 운전석 위에 손잡이가 있다면,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잡거나 급정거 시 반사적으로 의지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럴 때 핸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오히려 사고 위험이 커진다.


에어백 간섭도 고려

aca6f8a040814051a40735c46b7f9294.jpg 사진 출처 = '현대차'

운전자는 핸들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조수석이나 뒷좌석 탑승자는 차량의 움직임을 직접 제어할 수 없으므로, 보조 손잡이를 통해 흔들림을 제어해야 한다.


운전석 손잡이의 부재는 조향 방해뿐 아니라, 에어백 전개 공간과도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차량은 A필러나 천장 쪽에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다. 보조 손잡이가 이 위치에 있으면 사고 시 에어백 전개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제조사들이 구조상 제거하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즉, 보조 손잡이를 없앰으로써 에어백이 온전히 펼쳐지고, 탑승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다. 기능적으로 불필요한 데다, 오히려 운전에 방해될 수 있는 요소다 보니 제거한 것이다.


무심코 넘겼던 ‘디자인의 배려’

Depositphotos_592884448_L.jpg 출처 = 'depositphotos'

운전석 위 보조 손잡이의 부재는, 기능과 안전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안 넣은 게 아니라, 일부러 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오히려 자동차 설계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루어지는지 실감하게 된다. 단순히 편의성만 놓고 보면 손잡이 하나쯤 더 있는 게 나을 수 있지만, 자동차는 움직이는 기계이자 생명과 연결된 공간이다. 그만큼 디테일 하나하나가 깊은 고민의 산물이다.


우리가 매일 타고 내리는 차, 그 안에 숨겨진 디테일을 이해하는 건 단순한 ‘기능 설명’을 넘어서 자동차에 대한 시선을 바꾸게 해준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부품 하나에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손잡이 하나로도 드러나는 자동차의 배려, 그것이 기술이 진짜로 감동을 주는 순간 아닐까.


놓치면 후회할 자동차 관련 핫이슈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국에서 테슬라 모델Y 인기 폭발한 이유, 알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