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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MPV의 몰락? 한때 자주 보이던 차들 근황

by 뉴오토포스트

2025년 5월 단종된 기아 쏘울
2019년 단종된 닛산 큐브
현재까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아 레이

ray_gallery_feature_gravity_style.jpg 사진 출처 = '기아'

2010년대만 해도 국내 도로 위를 꽉 채웠던 경차 MPV(Multi Purpose Vehicle) 차량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앞세워 도심형 패밀리카 또는 1~2인 가구의 차량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세단과 SUV의 경계가 흐려지고, 전기차 붐 속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과거 개성파 경차 MPV로 분류됐던 기아 쏘울, 닛산 큐브, 기아 레이 세 모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같은 카테고리로 묶이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단종되거나 생존 중이며, 그 과정을 보면 경차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쏘울의 단종과 셀토스로의 통합

my25-soul-mep-gallery-carousel-1.jpg 사진 출처 = '기아'

기아자동차의 쏘울은 2008년 등장 당시만 해도 ‘국산 차 같지 않은 국산 차’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독특한 존재였다. 박스형 디자인과 높은 차체, 공간 활용성이 강조된 구조는 실용성과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였고,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국산 차 답지 않은 국산 차’답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국내 판매 부진이 계속 이어졌고, 레이의 선전과 경쟁 모델들의 편의성과 안전 사양이 대폭 개선되면서 쏘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쏘울은 2025년 5월 사실상 단종 절차를 밟았다. 쏘울의 역할은 향후 셀토스 3세대 모델로 통합된다는 계획이다. 기아 측은 쏘울이 담당하던 중소형 MPV~추가 SUV 수요를 셀토스가 흡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는 생산 효율성과 모델 다양성 간의 균형을 잡기 위한 판단으로 보이며, 시장의 흐름에 맞춘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쏘울만의 감성적 디자인과 실용성에 매력을 느꼈던 소비자들에겐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단종됐지만 살아있는 닛산 큐브

cube-exterior-pear-white-3-1.jpg.ximg_.l_full_m.smart_.jpg 사진 출처 = 'NISSAN'

닛산 큐브는 우리나라에서 2019년 공식 단종되었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서 자주 보일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일본 경차 특유의 박스형 외관과 좌우 비대칭 리어 윈도우, 곡선미를 살린 독특한 디자인은 등장 당시부터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연비 효율성과 실내 공간은 기본, 개성까지 챙길 수 있는 모델로,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큐브는 이미 일본 내수 시장에서도 2019년을 끝으로 완전히 단종됐으며, 후속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너들의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라, 여전히 도로에서 그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튜닝이나 드레스업의 베이스카로도 인기여서, 큐브는 단종됐지만 ‘퇴장하지 않은 차’로서 독특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유일한 생존자, 기아 레이

ray_gallery_image_interior_light_gray_side.jpg 사진 출처 = '기아'

이처럼 경쟁 모델들이 하나둘 단종되며 사라진 사이, 기아 레이는 국내 경차 MPV 시장을 홀로 지키고 있다. 2011년 처음 등장한 레이는 박스형 디자인에 측면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해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지녔으며, 경차로는 이례적으로 뒷자석까지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제공해 ‘경차 같지 않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 모델이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인포테인먼트와 안전 사양까지 대폭 보강된 레이는 여전히 경차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도심형 자영업자, 고령 운전자, 육아 가정 등 실용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따지는 소비자들에게 레이는 대체 불가한 선택지로 남아 있다. SUV 급 실내 공간을 갖춘 유일한 경차라는 점에서, 경쟁자 없는 틈새시장에서 오히려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살아남은 자, 사라진 자, 그리고 남은 숙제

my25-soul-mep-gallery-carousel-2.jpg 사진 출처 = '기아'

경차 MPV 시장의 부침은 단순한 유행의 변화라기보다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방향 전환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과거에는 박스형 경차가 도시 생활에 최적화된 선택지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그런 의미에서 쏘울의 단종, 큐브의 퇴장, 레이의 생존은 각기 다른 방식의 적응과 도전으로 읽힌다.


앞으로도 레이처럼 틈새를 정확히 공략하는 모델은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경차 MPV라는 장르 자체는 점점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작고 실용적인 차보다, 감성적 매력과 미래 기술을 함께 담아낸 모델이 요구되는 시대다. 경차 MPV는 다시 한번 도심형 모빌리티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이 ‘yes’가 될 수 있도록 선전할 경차 시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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