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유하는 두 형제차, 현대 더 뉴 아이오닉 6와 기아 EV6는 전기차 시장에서 자주 비교되는 대표 모델이다. 같은 기반 위에서 태어났지만 방향성은 전혀 다르다.
아이오닉 6는 세단의 공기역학과 고전비를 앞세운 모델이며, EV6는 크로스오버 SUV라는 다목적 성격에 집중했다. 한 지붕 아래 태어난 이 두 전기차는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으며, 누구에게 어떤 차가 더 적합한 선택일까? 라이프스타일과 주행 목적에 따라 갈리는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디자인부터 사용성까지 모두 다른
아이오닉 6는 전형적인 3박스 세단 스타일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스트림라이너’ 디자인을 채택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21Cd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 덕분에 전비(전기 소비 효율) 측면에서 경쟁 모델은 물론 EV6보다도 앞선다. 같은 롱레인지 모델 기준, 아이오닉 6는 18인치 휠 탑재 시 WLTP 기준 약 524km 주행 가능, EV6는 약 475km 내외로 소폭 짧다. 아이오닉 6는 저중심 설계와 유선형 바디로 고속 주행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반면 EV6는 크로스오버 SUV 형태로 설계돼 보다 역동적인 비율과 실용성이 강조됐다. 상대적으로 전고가 높고 적재공간이 넉넉해 패밀리카나 야외활동이 많은 운전자에게 적합하다. 전동화 모델답게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2,900mm)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하며, 2열 거주성도 아이오닉 6와 비슷하거나 약간 우위다. 두 차량 모두 E-GMP 플랫폼 특유의 평평한 플로어와 실내 중앙 터널이 없는 구조로 거주성 면에서는 고른 편이다.
목적에 따른 두 차량의 성격
실제 주행 성능과 감성 품질 면에서도 두 차량은 성격이 뚜렷하게 갈린다. 아이오닉 6는 정숙성, 승차감, 감성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세단형 바디 구조 특성상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적고, 승차감 세팅도 부드럽다. 특히 더 뉴 아이오닉 6는 실내 마감과 디지털 사이드미러 기본 적용, 고속 충전 성능(350kW 기준 18분 이내 80% 충전) 등에서 상품성을 높였다. 연식변경을 통해 도어트림 소재 개선, 디지털 UX 정비 등도 이뤄졌다.
EV6는 보다 스포티한 주행감과 실용성에 집중한다. GT-Line 트림부터는 확실히 단단한 하체 세팅과 민첩한 응답성을 체감할 수 있고, 퍼포먼스 모델인 EV6 GT는 초고성능 전기차로서의 잠재력까지 보여준다. 또한 2열 폴딩 시 넓은 적재 공간 확보가 가능하고, 캠핑이나 레저 용도로 적합한 V2L 기능(외부 전력 공급)도 강점이다. 실내 구성은 심플하고 미래지향적이며, 기아만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도 시인성이 뛰어나다.
4천만 원 중후반대 가격
가격대는 트림 구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조금 반영 후 실구매가는 두 차량 모두 4천만 원 중후반~5천만 원대에서 형성된다. 성능 대비 가성비는 둘 다 우수하나, 선택의 기준은 결국 주행 성향과 사용 목적에 따라 갈린다. 전비와 정숙성, 감성 품질 중심의 ‘도심형 데일리 세단’을 원한다면 아이오닉 6가 정답이다. 반대로 다용도 활용성과 실내공간, 여유로운 승차감, SUV 특유의 높은 시야와 활용성을 중요시한다면 EV6가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충전 인프라는 동일한 E-GMP 기반 차량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E-pit 급속충전망을 공유하며 큰 차이가 없다. A/S나 차량 관리 측면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전국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유지비 부담은 수입 전기차 대비 매우 낮은 편이다. 단순히 주행거리나 가격이 아닌, 자신이 차를 어떻게 쓸지를 중심으로 고민한다면, 아이오닉 6와 EV6는 분명한 선택 기준을 제공하는 형제차라 할 수 있다.
더 뉴 아이오닉 6와 기아 EV6는 비슷한 출발선에서 출발했지만, 각자 명확한 방향성과 장점을 가진 전기차다. 주행 효율과 감성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아이오닉 6가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면 실내 공간, 적재능력, 활용 범위를 우선시한다면 EV6의 장점이 뚜렷하다. 결국 이 비교는 ‘서열’이 아닌, ‘목적’의 차이다. 같은 플랫폼, 비슷한 가격대지만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차량 중 어떤 차가 더 맞는지 결정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