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지역에서 고령층 보행자들이 쓰러지고 있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 단순한 건강 문제로 쓰러졌다고 보기 어렵고, 연기처럼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차량이 천천히 접근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몸을 던지거나, 경적이 작게 울린 직후 갑자기 온몸을 떨며 쓰러지는 장면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고의성이 짙은 연기로 보이지만, 피해를 본 것처럼 주장하며 운전자에게 병원비와 위자료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피해를 당한 운전자들은 명백히 억울한 상황임에도, 법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 생돈 뜯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고의로 사고를 유도해 보험금을 타 내는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사기 수법은 단순한 개인 범죄를 넘어, 조직적인 형태로 진화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피해자는 일반 운전자, 운행 차량, 렌터카 이용자까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사고 이후에는 병원, 수리업체와의 허위 진단·청구까지 이어져 보험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보험은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제도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그 제도를 ‘현금 인출기’처럼 악용하고 있다.
진화하는 보험사기 수법… 도로 위 함정들
보험사기 중 가장 대표적인 수법은 단연 끼어들기 급정거다. 주행 중 뒤차와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은 틈을 노려 앞차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며 끼어든 뒤 급정거한다. 이때 뒤차가 추돌하면, 과실 비율 규정상 대체로 뒤차의 책임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보험금을 받기 쉽다. 사기범은 이렇게 반복적인 사고를 통해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다. 특히 블랙박스가 후방을 충분히 담지 못하면 사각지대를 노린 사고임을 증명하기 어렵다.
이보다 더 악의적인 방식도 있다.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은 차량에 불법으로 ‘판스프링’을 부착한 채 도로를 달린다. 이 철제 부품은 고속주행 중 도로에 떨어지거나 튕겨 뒤차를 덮치게 되는데, 이 경우 후속 차량의 파손은 거의 치명적이다. 가해자는 “고의가 아니었다”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는 수리비는 물론 보험 처리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겪는다.
교통약자 활용부터 병원 공모까지… 점점 교묘해지는 수법
더 교묘한 사기범들은 어린이, 임산부, 고령자 등 교통약자를 태운 차량으로 사고를 유도해, 도덕적 비난을 피하고 합의금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예컨대, 유모차를 끌고 차 앞으로 무단횡단을 시도하거나, 임산부가 탄 차량이 고의로 사고를 낸 뒤 “태아에 영향이 갔다”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사례도 있다. 피해자는 죄책감을 느끼고, 사기라는 인식조차 없이 합의에 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택시 기사나 대리운전 기사와 공모해 수익을 나누는 조직적 범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고 이후에는 병원과 손잡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는 과잉 진료형 사기도 흔하다. 통증이 거의 없는 단순 접촉 사고에도 “목이 아프다”, “어지럽다”라는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장기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 횟수를 부풀려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타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료기관은 자발적으로 공모하거나, 수익을 나누는 식으로 협조한다. 치료가 아닌 입원비 장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형태의 보험사기를 ‘상습적·조직적인 병원 연계형 사기’로 규정하고,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사기,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사회적 범죄
보험사기는 단순한 사기 행위를 넘어 전체 운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적 범죄다. 2023년 한 해 동안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보험사기 규모만 해도 무려 9,000억 원에 달하며, 적발 인원은 9만 명 이상이다. 특히 자동차 보험사기는 전체 보험사기 중 가장 비중이 높고,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보험사 손해율을 증가시키고, 선량한 운전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사기를 저지른 사람은 잠깐의 이익을 챙기지만, 그 여파는 사회 전체로 확산하는 셈이다.
보험사기를 예방하려면 개인의 경각심과 제도적인 방어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블랙박스는 반드시 전·후방 모두 촬영되도록 설정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영상 상태를 확인해 증거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둘째, 고의 사고가 의심되는 경우엔 현장에서 즉시 112에 신고해 경찰의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금융감독원과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보험사기 포상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제보자는 최대 10억 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으며, 실질적인 사기 예방 효과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