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대비 고작 2백~4백만 원 차이. 그렇다면 과연 재고떨이 중고차를 선택하는 게 이득일까? 최근 소형 SUV 시장에서 캐스퍼의 중고 시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3년식, 2024년식 저연식 모델들이 매물로 빠르게 쌓이면서 실구매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모델 체인지나 옵션 변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차가 적다면 굳이 신차를 살 필요가 없지 않냐는 반문도 이어진다.
하지만 중고차 구매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존재한다. 당장 ‘바로 타고 나올 수 있다’는 장점과, 사고 이력 확인이나 수리비 이슈 같은 단점 사이에서 실제 가성비는 어떻게 갈릴까?
신차와 2~4백만 원 차이
2025년 5월 기준, 온라인 매물 플랫폼에 올라온 캐스퍼 2023년식 가솔린 1.0 터보 모델은 주행거리 2만~6만km 기준으로 약 1,570만 원~ 1,890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같은 시점의 2024년식 신차 에센셜 라이트 트림은 1,400만 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 즉, 매물에 따라 신차와 중고차의 가격 차이는 고작 2백만 원 안팎, 많아야 4백만 원 정도로 좁혀진 상황이다.
하지만 중고차가 이 정도 가격 차이에도 꾸준히 거래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시간 가치’, 즉 바로 인수해서 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차는 보통 출고까지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데 반해, 중고차는 계약 당일 또는 수일 내 출고가 가능하다.
게다가 캐스퍼는 경차라는 특수성 덕분에 감가 방어력이 뛰어난 편이다. 실제로 배기량 1,000cc 미만 차량에 적용되는 혜택인 취득세 감면, 자동차세 50% 감면, 공영주차장 및 하이패스 통행료 50% 할인 등 다양한 금전적 혜택이 매입가 하락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캐스퍼는 국산 소형 SUV 중에서도 감가율이 낮은 차종으로 꼽힌다.
파워트레인 변화 없어 ‘옵션 손해’는 없다?
2024년 10월 출시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점으로 캐스퍼는 외관 일부 디자인 개선 외엔 파워트레인이나 안전사양에서 큰 변화가 없다. 즉, 2023~2024년식 중고차를 구매해도 실질적인 옵션 차별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 주로 나오는 터보 모델 기준으로, 대부분 차량이 상위 트림 사양에 가까워 실속 있는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경차는 구조상 외판 부품이 얇아 사고 시 수리비가 체급 대비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판금 도장 이력이 많은 차량은 되도록 피하고, 특히 본넷, 펜더, 리어패널처럼 외부 충격을 많이 받는 부위의 판금·교환 여부는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구입 전 성능점검 기록부와 사고 이력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가성비? 지금 중고도 나쁘지 않다
결론적으로, 신차와 중고차 사이의 가격 차이가 줄어든 현시점에서 구형 캐스퍼 중고차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출고 대기 기간 없이 바로 운행 가능하고, 감가 방어력이 뛰어나며, 옵션 구성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실속형 소비자에겐 나쁘지 않은 대안이 된다.
물론, 중고차 특성상 개별 차량의 사고 이력, 소모품 상태, 수리 이력 등은 천차만별이므로, 구입 전 꼼꼼한 확인은 필수다. 신차 특가 이벤트나 캐시백 프로모션이 있다면 신차 쪽으로도 눈을 돌려보되, 딱히 대기 기간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면 지금 중고차도 충분히 ‘탈만한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