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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끈 채 질주… 도로 위의 암살자들

by 뉴오토포스트

스텔스 차량으로 인한 사고 피해 증가
자동 헤드라이트 OFF 기능을 착각하는 경우
연료 절약을 위해 키지 않는 운전자들도 많아

image.jpg 사진 출처 = 유튜브 '한문철 TV'

심야의 어두운 도로, 혹은 폭우가 쏟아지는 시야 불량의 상황에서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은 채 주행하는 차량을 보면 사람들은 사고가 날까 봐 본능적으로 그 차를 피하게 된다. 이른바 스텔스 차량이라 불리는 이러한 차량들은 주변 운전자와 보행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로 위의 무법자나 다름없다.


스텔스 차량이란 헤드라이트(전조등)를 켜지 않은 상태로 야간이나 악천후 시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을 뜻한다. 가로등이 부족한 구간이나 시야 확보가 어렵고, 차량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이들은 마치 잠복한 포식자처럼 등장해 갑작스러운 사고를 유발한다. 단순한 부주의든 고의든 상관없이 스텔스 운전은 고위험 행동이다. 그 위험성과 해결 방안에 대한 경각심이 이제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왜 스텔스 차량은 위험한가?

Depositphotos_196567264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스텔스 차량의 가장 큰 문제는 시인성 저하다. 야간이나 폭우, 안개 속에서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차량의 윤곽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뒤따라오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앞에 차가 있는지조차 모른 채 달리게 되고, 가까이 다가서야 갑자기 드러나는 모습에 급브레이크나 급핸들 조작을 하다가 2차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 1차 추돌 뒤 연쇄 추돌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보행자 안전 측면에서도 치명적이다. 횡단보도 주변이나 도심에서는 빛이 약간만 흐려져도 일반 차량과 스텔스 차량의 구분이 어렵다. 헤드라이트를 기준으로 차량 접근 여부를 판단하는 보행자는 스텔스 차량을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스텔스 차량 또한 보행자의 옷이 어둡다면 더더욱 인식하기 힘들어 교통사고를 낼 가능성이 높다. 스텔스 차량은 운전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존재임에도, 여전히 많은 운전자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왜 헤드라이트를 끄고 달릴까?

%EC%8A%A4%ED%81%AC%EB%A6%B0%EC%83%B765.png 사진 출처 = 유튜브 '한문철 TV'

최근 차량에는 주간주행등(DRL)이나 계기판이 항상 자동으로 밝아지는 모델이 많다. 이 때문에 운전자는 불이 켜져 있으니 헤드라이트도 켜진 줄 착각하고, 실제로는 전조등 없이 주행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자동 라이트 모드가 아닌 ‘OFF 모드’ 상태로 스위치를 두는 운전자들이 비를 맞아도 어둠 속을 주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차량 기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착각형 스텔스 운전자’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고의적인 스텔스 운전도 적지 않다. “전조등 불빛이 눈 부셔서 싫다”, “연료 절약을 위해 라이트를 끄고 다닌다”, “라이트 켤 필요를 못 느낀다”라는 비상식적 이유로 헤드라이트를 끄고 운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무개념 운전자들의 태도는 도로 전체에 위협이 되며, 단속 강화 필요성을 더 키우고 있다. 즉, 스텔스 운전은 단순한 “나만의 편의”가 아닌 타인의 생명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법과 기술로 막아야 할 잠재적 살인 행위

Depositphotos_53893315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스텔스 차량의 위험성은 이미 많은 사고 사례로 검증됐다. 더 이상 “가끔 일어나는 실수”로 보기엔 너무 위험하다. 정부는 이미 2015년 7월 승용차에 주간주행등(DRL) 의무화를 시행했고, 헤드램프 자동점등 기능 또한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탑재하도록 규제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로에 신차만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차량들이 도로에 다수 운행되는 만큼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기술적으로는 시인성 강화를 위한 DRL 확대, 전조등 자동 점멸 기능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스텔스 운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도로 위에서 라이트 미점등 차량을 인공지능 카메라로 탐지하는 시스템이 적극 도입돼야 한다. 또한 운전자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헤드라이트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


라이트를 켜는 것은 모두의 생명을 위한 선택이 아닌 의무다. 라이트가 꺼지는 순간 생명도 꺼진다 생각해야 한다. 도로 위에서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이제는 스텔스 차량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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