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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으로 에어컨 켰는데... 차 안이 불바다 됐다?

by 뉴오토포스트

무더위에 원격으로 에어컨 켰는데...

BYD 전기차 화재, 다른 원인이 있었다?

차량 내 ‘숨은 폭탄’, 경각심 가져야

웨이보1.PNG 사진 출처 = 웨이보

무더운 여름날, 퇴근 전 미리 차량 에어컨을 원격으로 켜 두는 건 많은 운전자들이 즐겨 쓰는 편의 기능이다. 그러나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에 사는 왕(王) 씨는 이 기능 때문에 오히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앱으로 BYD 전기차의 에어컨을 켜 두었는데, 차량에 다가가 보니 연기와 함께 불꽃이 튀고 있었던 것이다.


왕 씨는 즉시 소방을 불러 불길은 잡았지만, 차량 내부는 검게 그을리고 앞 유리까지 산산조각이 났다. 초기 조사 보고서에는 차량 전기 배선의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기록됐다. 왕 씨는 이 결과를 토대로 “보험 처리를 원치 않는다, 제조사가 책임지고 새 차를 달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뒤 조사 결과가 뒤집히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BYD 차량 결함 아니다? 원인은 바로...

웨이보2.PNG 사진 출처 = 웨이보


7월 초, BYD 4S 매장과 소방 당국은 차량을 정밀하게 해체해 조사했다. 그 결과, 차량 전기 배선은 모두 온전하게 남아 있었고, 발화 지점으로 추정된 중앙 콘솔에서는 타버린 충전 보조 배터리 잔해가 발견됐다. 소방 측은 “차량 자체 배선에는 이상이 없었다. 불은 차량 외부에서 반입된 물품에서 시작됐다”고 결론 내렸다. 사실상 차량 결함이 아니라, 차주가 두고 간 보조 배터리가 불의 씨앗이었던 셈이다.


왕 씨는 해당 제품이 샤오미의 ‘마그네틱 무선 충전 보조 배터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잔해가 심하게 훼손돼 브랜드 식별이 쉽지 않았고, 샤오미 역시 공식적으로는 “확인 불가”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현장에 파견된 직원이 비공식적으로 “만약 소방 조사에서 샤오미 제품으로 확정되면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식 보도 대응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웨이보3.PNG 사진 출처 = 웨이보


이 사건은 단순히 특정 브랜드 문제를 넘어, 여름철 차량 내부에 방치된 보조 배터리, 라이터, 에어로졸 제품들이 잠재적 화재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이번 사건 직후 7월부터 9월까지 전국적으로 보조 배터리 품질 안전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차량 화재 = 전기차 배터리”라는 단순한 등식이 아니라, 운전자들의 부주의한 물품 관리가 새로운 화재 리스크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여름철 차량보조 배터리 화재 사고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특히 값싼 저가형 제품이나 정품 인증이 없는 불법 유통 제품에서 사고 빈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리튬배터리는 구조적으로 열에 취약하다”며, 제품 품질뿐 아니라 사용자의 보관 습관이 사고 가능성을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즉, 소비자 개인의 안전 의식과 제조사의 품질 관리가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차 안의 ‘숨은 폭탄’ 치워야 여름이 안전하다

Depositphotos_104993534_L.jpg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운전자들이 여름철 차량 내부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온 환경에서는 리튬배터리 제품이 쉽게 팽창하거나 폭발할 수 있고, 차량용 방향제나 에어로졸 역시 작은 불꽃에도 큰 불을 키울 수 있다. 차량을 야외에 장시간 주차할 경우, 반드시 이런 위험 물품을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례처럼 초기 소방 조사와 최종 조사 결과가 달라지면서, 화재 원인 규명에 대한 혼란이 발생했다. 이는 제조사 책임, 보험 처리, 소비자 권리 보장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어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왕 씨 역시 “보험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며 완전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결국 차주는 브랜드 책임 여부를 두고 법적 대응까지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중요한 건 예방이다. 차 안을 편리하게 꾸미고 다양한 물품을 두고 다니는 습관이 늘어났지만, 그만큼 화재 위험도 함께 늘고 있다. 이번 중국 차량 화재 사건은 전기차 품질 논란을 넘어, 운전자 모두가 “내 차 안에 혹시 작은 폭탄은 없는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함을 보여준 경고 신호다. 안전은 사후 책임보다 사전 예방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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